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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알 Apr 21. 2021

가장 좋아하는 곳은?

텍사스에서 온 마이클

브레이크를 받고 돌아오니 방금 전과 달리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있었다. 주변의 동료는 이미 테이블에 있는 모든 칩스를 꺼내며 슈퍼바이저와 클로징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었다. 클로징 타임이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새벽 3시에 가까웠다. 여전히 몇몇 테이블에서는 느릿느릿 게임을 이어가는 손님이 보였다. 핏보스는 나를 텍사스에서 온 마이클에게 보냈다. 그와 초면은 아니었지만 큰 인상은 없었다. 오늘 그는 혼자서 쓰리 핸드를 차지하며 블랙잭을 하고 있었다. 그의 쓰러진 칩스 옆으로 빈 위스키 잔과 여러 장의 냅킨이 널려 있었다. 형식적으로 안부를 묻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는 얼마 전에 결혼을 했고 허니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차마 재혼이니 라고는 묻지 않았다.


그는 내게 어느 포트를 가장 좋아하냐고 물었다.

유럽이라고 대답했다.

왜, 거기 남자들이 핫해?

뭐야 그런 거 아니야

너 거기서 남자들 돈으로 사는 거 아니야? 

너나 여자 사겠지 


그리고 우린 동시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한바탕 웃고 나니, 다시 반복적으로 울리는 슬롯머신의 낮은 기계음과 쉼 없이 깜박거리는 휘황찬란한 불빛만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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