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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알 Oct 18. 2020

예루살렘을 지키는 파수꾼

이스라엘, 예루살렘

연말인데도 일 때문에 여전히 바쁘시군요! 저는 뭐 한가하면서도 바쁜?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ㅎㅎ 생각할 문제들도 좀 남아있고, 여러 가지 비자 문제 등등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들 때문에요. 

어제는 리더가 제루살렘에 차 고치러 간다고 해서 저도 같이 따라갔었어요. 

제루살렘만 벌써 3번째 가고 있네요. 


리더가 올리브 산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지만, 전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차에서 내려 올드시티 근처까지 가는 버스를 탔죠. 잠시 후 올드 좌파에서 내리고서 저는 좌파가 끝날 때까지 길을 따라 걸었어요.

10분쯤 걸으니, 올드시티를 감싸는 아름다운 높은 성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성벽을 보면서 제 친구 라미와 저만의 비밀을 추억했죠.




라미는 올드시티 투어가이드예요. 팔레스타인이지만, 쥬이시고요. 제가 두 번째 제루살렘에 갔을 때 우리는 만났고, 그리고 범죄를 저질렀죠.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고요, 아쉽게도 성벽 투어를 할 수 없는 날이었어요. 그렇게 실망한 저를 보고 라미는 은밀하게 따라오라고 했죠. 


생각할 새도 없이 재빠른 라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뒤쫓아 갔어요. 미로처럼 어두운 골목 사이를 돌고 돌았고, 몇 번은 높은 계단을 오르기 위해 두 손을 쓰기도 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파란 하늘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기뻐할 새도 없이 우리 앞에는 우뚝 선 높은 철창 문이 가로막고 있었어요.


그는 망설이지 않고 먼저 능숙하게 담을 넘었어요. 그리고 재킷을 벗어 뾰족한 철창 위에 자신의 재킷을 올려놓고 손을 건넸어요. 두려움에 망설이고 있는 저를 안심시키는 일은 덤이었죠. 마침내 저는 그가 있는 쪽으로 담을 넘었고, 성벽에 올라서니 그제야 아름다운 올드시티가 한눈에 들어왔어요! 


몇몇 사람들은 어떻게 우리가 입장했는지 물어보기도 했어요. 그러면 라미는 오늘 끝났다고 소리를 질렀고요! 그러다 경찰이 보이면 화들짝 놀라서 벽 뒤로 숨었어요. 라미는 지갑에서 제루살렘 가이드 아이디를 보여주면서 저를 안심시켰어요. 경찰이 와도 걱정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게 없잖아,라고 되물으면 그럼 넌 경찰서가겠지- 하면서 크게 웃었어요.



그렇게 올드시티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제 발걸음도 점점 가볍고 경쾌해졌어요!

그리고 저 멀리 높은 성벽에서 누군가를 보았죠.

검은 재킷을 입고, 좁은 벽을 능숙하게 날아다니며 성을 지키는 내 친구 라미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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