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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끼리 하는 사랑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을 원형으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30p) ~ 부드럽고 통통한 몸을 뒤치며 믿음이 담긴 눈으로 말똥말똥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를 끌어안아주었던 그 관대하고 무차별적인 사랑을 다시 붙잡고 싶기 때문이다.
문장을 고른 이유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어제는 모임이 끝난 뒤, 뒤풀이 자리가 있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중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생각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다들 각자만의 사랑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고 하나같이 흥미로웠다. "엘리엇 님이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이에요?" 모르겠다고 답했다. 덧붙여 좀 더 어렸을 때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었는데(알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왜 그렇게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도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처음에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동그란 모양을 가진 사람'. 처음에는 그 사람의 둥근 모습에 호감이 간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고 점차 익어간다. 그러다 사계절 즈음이 지난 뒤 문득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사람을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그렇게 깨닫는다. 동그라미였던 사람은 알고 보니 세모난 사람이었고 나는 지금 세모난 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 그렇게 시간이 더 지나면 세모난 사람과의 사랑이 낡아지고, 그렇게 이별을 맞이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번엔 네모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네모난 사람은 알고 보니 별 모양. 별 모양인 사람은 알고 보니 동그란 사람. 나는 생각하게 된다. 사랑은 무엇일까? 변하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불안을 읽으며 사랑에 대해 깨닫는다. 한동안 내게 사랑은 '희생'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랑의 원형은 희생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늘며 어른의 사랑이란 조건부의 사랑이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함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물론 그러한 생각에 따르는 씁쓸함이란 성숙함의 세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책의 문장을 읽으며 안도감을 느꼈다. 희생적인 사랑을 희망하는 것은 미성숙함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관대하고 무차별적인 사랑. 어른의 사랑과 아이의 사랑은 크게 다른 것이 아니다. 좋은 생각거리를 준 문장이기 때문에 이 문장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