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둘째는 졸업생이 9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중학교에 입학을 했어요.
아무래도 친구들이 한 두어 명 제외하고
모두 동일한 중학교로 진학을 했지만
다른 친구들을 사귀기 위한 노력은
모든 입학생들에게 미션처럼 주어지는 단계인가 봅니다.
둘째, 이똥이도 이 단계를 지나고 있었지요.
부반장으로 봉사를 하고
같은 반뿐만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어
신나게 중학교 생활을 지금도 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계를 지날 때 어김없이 잡음이 발생하더라고요.
이미 첫째를 통해 여러 상황들을 겪고
"이젠 잘 헤쳐나갈 수 있어"라고
자신 있어했지만 그건 자신감만으로는
상상초월 상황을 다 해결할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좀 서론이 길었지요. ^^
오늘은 sns 이야기입니다.
아마 성인보다 중고등학생의 sns 사용량이나
활용량이 더 높겠지요.
이번에 둘째 일을 겪으며 알게 된 것인데
아이들의 학교마다
페이스북에 "OO 중 대전"이라는 페이지(?)가 있더라고요.
이곳은 "OO학교의 소식을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이곳은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이었어요.
어느 날 저희 둘째의 실명이 이곳에 언급이 되었습니다.
아마 둘째가 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어가는 과정이 맘에 안 들었던지
그런 의미의 문장이 올라와있더라고요.
이똥이의 친구들이 이것을 먼저 발견해서
댓글로 이런 글 쓰지 말라고 언급해두었더라고요.
그 후 또 그런 저격글이 올라왔고
이똥이의 선배가 이 글을 보고
그 사람에게 직접 DM을 보내어 익명으로 하지 말라고 지적을 했다고 합니다.
그 글을 이똥이가 보게 되었고,
이똥이 역시 그 사람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어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지
이유가 원지... 등 예의 바르게 물어보았답니다.
(제가 캡처된 메시지 확인했어요. ㅠㅠ)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다짜고짜
"인맥질 작작해라"
였답니다.
저희는 이 메시지를 보고 너무 놀라서
학교에 연락을 하고
지역 경찰에 신고하여 지금 진행 중입니다만.
아이에게 피해를 준 매체인 sns를
이 사건으로 인해
그만두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핸드폰, 패드 등을 이용해
학교 수업에 도구로 사용하고 있지요.
그리고 sns 역시 학교정보를 받고
선생님들과의 소통의 도구가 되니
사용을 막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할 수없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이 아팠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sns 사용법에 대해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내 아이는 절대 가해자가 되지 않을 거예요"라고
어느 부모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희 둘째 역시 지금은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sns 공간.
이것은 지금과 미래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꼭 필요한 도구이며 소통의 장소가 되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필요악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저희는 이똥이 와 함께
경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똥이는 잠시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긴 했지만
경찰과 이야기하고 선생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즐거운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지만
가끔 이야기를 합니다.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요."
물론 이똥이가 다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글을 작성하는 누군가는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그냥 넑두리로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