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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May 09. 2023

01.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채식, 그 즐거움

"나는 고기를 안 먹고는 못 살 것 같아" 같이 비건 식당에 친구들을 데려갈 때 종종 듣는 말이다. 고기라는 게 그들의 인생에서 굉장히 큰가보다. 그들에게 고기를 포기한다면 굉장한 제약이 들 것 같고 나처럼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은 대단해 보이나 보다.


그런데 나는 사실 채식을 시작하면서 식생활이 활력을 띠었다. 외식을 할 때에도 채식을 하기 위해서 네이버 지도에 비건 식당, 카페, 베이커리를 저장해놓기 시작했다. 비건을 하기 전엔 늘 약속을 잡을 때마다 "근데 뭐 먹지?"라며 뭘 먹을지가 늘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딜 가든 이 비건 지도가 있으니까 별로 고민 안 한다. 새로운 지역에 약속이 잡힐 때 또 어떤 곳을 시도해볼까 하는 게 큰 설렘이 되었다. 비건하기 전에 생각해보면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대략 한식, 양식, 일식, 이렇게 늘어놓고 뭘 먹어야 하나 고민했고 매번 비슷비슷한 메뉴들에서 딱히 끌리는 게 없었는데 비건을 시작하고서는 정말 많은 음식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도 음식, 태국 음식, 지중해 음식, 중동 음식 등등 선택지가 늘어났다. "맛집 도장 깨기하는 거 좋아해?"라고 물음을 받았을 때 안 좋아한다고 대답했던 나였는데 이제 맛집에 진심이 되었다. 일반 식당들과 달리 비건 식당들은 널려있는게 아니니까 한정판 깨기 하듯이 다니는 게 너무 재밌다.


또 식재료 하나하나에 대해 관심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이다. 버섯, 가지, 등등 야채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그 풍미를 즐기게 되었다. 후무스, 템페, 팔라펠과 같은 비건 식재료들도 새롭게 많이 알게 됐고 새로운 맛, 새로운 메뉴를 도전하러 다닌다. 비건인 사람들과 비건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 빠르게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기도 한다.


'비건' 하면 굉장히 힘들기만 할 것 같지만, 그리고 실제로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내게는 더 넓은 새로운 세상이 열렸고 즐거움을 얻었다. 내게 비건은 버티고 버텨야 하는 챌린지가 아니라 이제 일상이고 평생 지속할 나의 라이프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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