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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Apr 20. 2024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첫 책은 누구나 부끄럽다고 한다


작년 11월 22일, 막내의 등학교 합격 소식을 알리는 글이 마지막이었네요. 이 글 독자가 10만을 넘었다는 알림을 받았을 땐 잠깐 어리둥절했고, 이후에는 두려워졌습니다. 저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 글이 읽히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브런치와 멀어지게 된 것 같아요.


글벗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나도 써야 할 것 같은데 ...'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상하게 써지지 않았습니다. 괴로웠습니다. 글벗님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북마크에서 '알라코알라의 브런치'를 지워버렸고, 애플리케이션 마저 삭제해 버렸죠. 



올해로 강의를 한지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2015년, 작은 소망을 적었던 노트를 펼쳤더니 그곳에 '내 책 출간하기'가 적혀있더군요. 사실 2022년 2월, 브런치 작가가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일 한 통으로 이미 제 소망은 이뤄진 것과 다름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만큼 기뻤고, 또 영광스러웠습니다.



2022년 10월, 브런치를 통해 출간 제안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책이 세상에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초판 1쇄 발행 2024년 4월 20일.

책의 첫 페이지 안쪽에 작게 적힌 선명한 글씨.



2023년 3월 말, 초고를 넘기고 전전긍긍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지만, 제 미숙한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두렵습니다. 10만 독자 알림이 그랬던 것처럼... 제 글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지만, 막상 책이 되어 나오니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이 큰 파도가 되어 몰려옵니다.


주변에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님들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저의 이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나누었더니 하나같이 처음은 다 그렇다고 하더군요. 주변머리가 없어서 대놓고 홍보는 언감생심. 소심하게 카톡 프로필에 책 사진 한 장 올리고, 좁은 인맥에서 고르고 골라 책이 세상에 나왔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모든 것들이 브런치를 통해 이루어졌기에 브런치 작가님들께도 알리고 싶어 한동안 어졌던 브런치를 기웃거립니다. 북마크에 다시 브런치 스토리를 저장하고, 애플리케이션도 찾아 깔았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했던 22년 2월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근육이 쏙 빠진 제 글에 다시 근육이 붙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글벗님들의 글 읽는 재미는 다시 누려보고 싶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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