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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호정
Aug 26. 2023
제주도갈래? 미술관가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서른이 된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기분이었다. 10대나 20대처럼 상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늙은 건 아닌데 뭔가 낀 느낌. 내가 서른이 되던 2010년대 초만 해도 서른넘은 나이에 미혼은, 흔했음에도 불구하고 좀 불편한 것이었다.
서른을 앞두고 20대를 마무리하며 난 어떤 세리모니로 20대를 닫을까 생각하다가 선택한 것이 유럽여행이었고,
서른을 넘기고 나는 30대를 어떻게 일구어갈까를 생각하다가 선택한 것 역시 유럽여행이었다.
29살의 유럽은 첫 장거리비행, 첫 구라파문명목격, 패키지여행이 아닌 첫
개인
여행 등 20대를 꽉 채우면서까지 혼자서 해보지 못한 것을 해보면서 유럽이라는 거대대륙의 아우라를
느꼈다.
개론서를 읽은 느낌.
30대를 여는 유럽은 도시에 충만한 예술의 감성과 예술가들의 흔적이랄까. 시험에 나오니까 배우고 외웠던 인상파, 유화, 추상, 빛, 원근법 등이 그림이 되어 다가오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31살,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은 너무나 특별해서 지금도 그 여행을 인생의 분수령이라고 말하는 동행이었던 친구와 지금도 예술, 특별히 미술에 빠져
함께 전시관과 박물관, 갤러리를 함께 다니는 소중한 메이트가 되었다. 세부한달살기도 함께 갔음은 물론.
나의 퇴사, 친구의 육아휴직.
우리는 2022년 말 부터 연이어 쏟아지는 전시회 얼리버드티켓을 거의 아묻따 수준으로 예매했다. 처음 들어보는 화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다 가볼만한 전시들이었다. SNS에 능한 친구는
갤러리와
화가들을 팔로우하며 내가 잘 몰랐던 새로운 예술의 세계로 함께 가 주었다.
그러던 중,
"우리 제주도 갈래?"
친구가 말했다.
"제주도에 미술관 많잖아. 본태랑 김창열미술관도 있고, 예술마을도 있던데?
(유튜브영상을 보여주며)
여기 나온데
가봤어? 수풍석은 꼭 가보고 싶어. 미술관특화여행으로
제주도 어때
?
"
아, 그러게
.
미술관이라고 하면
예술의 전당이나 시립미술관 정도 생각했고
오르세나 루브르, 대영박물관 정도는 가줘야 미술관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런 사대주의!
제주도에도 특별한 미술관들이 많지 참!
제주도가 가까워도
미술관을
테마로 잡으
면
2박3일 정도로 다녀오지 못할텐데.
남편과 아이들,
친정엄마에게도 양해를 구해야하는데..
역시 온우주가 나를 돕는 것인지 주말을 끼고
가는일정이
지만 학기중이고 방과후와 학원수업 등 하교가 늦은 요일과 여행일정이 잘 겹쳤고,
아이들의 하교 전에 도착하는 것으로 해서 여행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6월중순에 5박6일 일정으로
나와 친구, 그리고 친구의 회사동기언니까지 3명으로 구성된 이번 여행메이트들은 제주의 어떤 미술관을 갈지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다.
여기만은 꼭 가야해! 라고 한
원탑은
김창열미술관
이었고,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추사관, 수풍석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이왈종미술관, 기당미술관, 유민미술관, 빛의 벙커, 아라리오뮤지엄, 본태미술관...
헥헥.
그리고 아미인 두 분의 의견을 반영하여 스누피가든에 꼭 가기로 했다.
전 막 오픈했다는 제주 런던베이글뮤지엄이요...
5박6일동안 모두 가능할까.
여행사이트등을 통해 가이드투어가 있는지 살폈고 예약이 가능한 건 예약부터 해놨는데,
3월부터 너무 설레발이었는 지 여행 한 달 전에 다시 연락달라는 가이드님도 계셨다.
아이들 없이 으른들만 가는 여행이니 숙소도 좀 고오급지게, 스테이폴리오느낌의 숙소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카페나 식당도 노키즈로 가자고 하고 막.
이렇게 기대하며 준비한 여행이 또 있었던가.
물론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30대 이후의 모든 여행이 다 특별하고 설레고 소중해서 준비하던 과정의 내 마음과 생각들이 지금도 대부분 기억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계단올라가서야 비행기탑승
하지만 가족여행이 아닌 친구와의 여행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내 검색창은 더 이상 "아이와 가볼만한 곳"이라고 쓰지 않아도, 아니 그렇게 쓰면 안되는 여행은 처음인 것 처럼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3월부터 너무 신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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