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그리고 향

닳지 않아, 새로운

¡HOLA! 안녕. 2023년입니다! 

다들 새로운 해는 잘 맞이했는지 궁금하네요.

지나온 며칠간 새 해를 어떻게 맞이할지 보이지 않게 혼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1월 1일이나 12월 31일쯤에 멋지게 답을 냈으면 좋았겠지만, 출근하기 직전에야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겠다는 답이 어렴풋이 결심이 서는 것 같아요. 

지나간 시간은 이미 없어져버려

누군가 그 의미를 부여잡고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지 않으면 휘발되기 마련입니다.

요즘은, 그 시간에 의미를 불어넣는 어떤 뚝심 좋은 선생님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별개로 제 삶에서 지나간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도 있습니다.

이 즈음에서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사느냐는 것이 

큰 틀에서 '삶을 채워나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와 같은 이야기로,

다들 무엇을 잡고, 무엇을 쫓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일주일 간, 해가 바뀌어가는 그날 동안 

저는 2022년에는 내가 무엇을 잡고자 했었는지, 그리고 2023년 그리고 앞으로는

무엇을 잡아야 하는지 한동안 갈피를 잡기 위해서 고민을 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잡기 위해서는 가진 것을 과감하게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놓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놓았는지, 무엇을 채울 것인지는 

지금의 제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기하게도 놓자마자 

저는 곧바로 이전 상태와는 다른 사람이 되고 제 삶 역시 방향을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2022년이 흘러, 2023년이 흘러왔네요.

어떤 고민이 흘러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무엇을 놓았는지도 남아 있지 않고, 

오늘 역시도 어제와 같은 하루입니다.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어제와 같은 차를 마시고, 

어제와 같은 얼굴로 웃고 있는 나는 

어느 한 구석 '채워져 있는 것'이 바뀌었습니다.

내 방과 향, 삶의 방향을 바꾸면서도 이런 생각을 잃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부디 닳지 않아야겠다.

많이 고민할수록 더 닳지 않기를 바랍니다. 

살아가는 동안에 무구한 시간을 지나면서 제 삶에서 놓을 것 중 단 하나 아닌 것이 '닳지 않을 마음' 

하나 이기를 바랍니다. 

깨끗하게 새것처럼 이기를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시간의 흔적이 남더라도 잘 품고 있었던 마음 그대로 채워진 온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어디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용기 낼 수 있고, 바로 설 수 있는 변하되 닳지 않는 열정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