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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Jul 05. 2020

고물장수의 엿가락 소리

지난 모습의 희미한 잔상이
소리로 눈으로 그날의 냄새로
솟아오르는 반가움으로
어린아이처럼 뒤따라 간다
추억이 눈앞에 잡힐 것 같아
엿가위의 엿가락 소리가 반가워
어린아이처럼 리어카를 따라간다

수십 년 동안 살아있는 그리움이
고물장수 할아버지의 반가움으로
리어카에 엿이 가득 있기를 기대하며
쫓아가는 내가 나를 보며 웃는다

공병도 고물도 없고 엿도 없이
덩그러니 종이박스 두어 장이 춤을 춘다
없음을 기대했던 다행도 없이
엿을 보았다면 눈물이 터졌겠지
빈병을 들고 있던 친구가 없음에
빈병이 손에 없는 나이 들었음에
여태껏 이러고 있음에

예전의 반가움을 기대했던
당신은 알리가 있겠소
리어카에 엿이 없는 이유를
시대가 변했다는 받아들임을
아직도 그리움으로 담아본들
다 부질없는 고물덩어리라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되지 않겠소
당신이 쫓던 추억은 눈앞에 없으니
남아있다 한들 점점 더 희미해지니
이 순간도 추억이 되고 있음을
눈으로 소리로 향기로 채우며, 다시
수십 년이 지나도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쫓아야 되지 않겠소

다시는 리어카를 끌고 가는 고물장수의
엿 없는 엿가락 소리에 반가워 마시오
무거운 짊을 내려놓으니 얼마나
가벼워졌나 보시오
눈 감았다 뜨면 사라져 버림으로
가득한 세상, 한결 가벼워진 리어카의
엿가락 소리를 들어 보라는 것이오

#추억 #고물 #소리 #엿가락 #고물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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