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불안의 풀이 자란다 뜯어도 끈질기게 살아나고 뽑아도 다른 놈이 허락도 없이 저절로 나서 다시 자란다 마음 밭에 희망의 꽃이 자란다 내가 씨를 뿌리고 새순이 돋아 꽃이 피기를 기다리되 희망은 저절로 꽃이 되지 않는다 에후, 모친의 한숨 소리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는 이놈들 지 분수도 모르고 눈치도 없이 훌쩍 자라는 꼴이 한심하여 나오는 탄식 이놈들은 웃자라는 연약도 없이 아주 끈질기게 꼴값을 떨지 내 청춘 내 무릎을 이놈들에게 한평생 굻을 수 없지 도둑놈처럼 씨를 뿌리는 놈들 분수를 모르고 웃자란 놈들만 골라 꽃의 거름이라도 되게 해야지 그래, 불안이 있어야 희망이 보이지 처음엔 각자의 분수에 잇닿아 있는 잎의 두 끝이 서로 가깝다 희망으로 바라보는 꽃은 더디 자라고 절망으로 바라보는 풀은 빨리 자란다 나중엔 잇닿아 있는 잎의 두 끝이 서로 멀리 간다 절망으로 희망을 버릴 것인가 희망으로 꽃을 키울 것인가 내가 뿌린 희망이 시들어 처짐에 불안의 풀과 구별하기 쉽지 않으니 절망이 웃자라 희망과 멀어지고 희망인지 절망인지 모르고 꽃을 뽑아 버리는 날엔 그 고통을 어찌 감당할고 #희망#꽃#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