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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Jul 08. 2020

시작하지 않으면 길도 없고 끝도 없다

쏘아 올린 폭죽이 하늘을 가르며
하얀색 소리로 퍼진다. 시작이고
최고 출력으로 격렬하게 달려야 한다
친구를 따돌려야 하는 용기
참 잘했어요 도장이 기다린다

어디선가 엄마가 보고 있겠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어긋난 용기로
끌어올린 심장박동의 요동
앞서가는 부러움 쫓아오는 두려움
힐끔거리는 눈동자, 2등 얼굴이 어둡다
참다못한 울음보가 터진다

엄마, 나 달리는 거 봤어
부끄러운 검은색 빈 손등
아니, 그깟 도장 하나 못 받으면 어떠냐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어서 김밥이나 먹자, 분명
엄마는 내가 달리는 걸 보았다

하얀색 실내화 바닥의 미끄럼, 그땐
모두 공평함이라도 있었지, 친구 녀석
참 매정하게 앞만 보고 무섭게 내달린다
중간은 제일 어렵고 치열하다
엉켜 넘어지며 쫓아가야 되고
꼴찌의 부끄럼을 경계해야 한다
여유롭게 웃고 있는 꼴찌의 용기가 부럽다

나의 일생, 지금까지 달렸지만
스스로 쏘아 올린 폭죽으로
결코 멈추지 않아야지
더불어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마냥 이기고 손에 잡길 바라지 않고
서로 뒤엉켜 넘어짐이 아니라
서로 손잡아 일으켜 세워줌으로

멀리서 지켜보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아직까지 도장 없는 손을 주머니 속에
숨기며 살고 있는 내가, 그날처럼 부끄럽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인정받지 못다 한들 기죽지 마라
세상의 미끄럼에 넘어지고
일어나서 다시 달리는 네가 자랑스럽다
부끄럼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지...
시작했으니 길을 찾고 끝을 보아야지


#시작 #용기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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