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를 세우려면 일단 삽을 들자
안녕하세요 파랑새입니다. 저는 아주 앞서 있는 사람보다, 조금 앞서 있는 사람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가장 와닿는 조언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아직 이룬 것이 없는 새싹 창업가이지만, 아무것도 몰라서 불안해 하던 과거의 제 모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적습니다. 이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에게,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게 없네' 식의 용기를 줬으면 합니다. 또한 이 일에 함께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 or 이메일(contact@potentialai.com)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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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일을 시작하는데에 큰 도움을 주신 온라인 멘토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 중 한 명이 작성한 페이스북 피드 입니다. 내용의 요지는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AI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갈 필요는 없다.'
'용접기를 사용하기 위해 공학이론을 배울 필요 없듯이, AI 창업을 시작하기 위해 세세한 이론에 너무 겁먹거나 목 맬 필요 없다.'
'그러니 당장 시작하라'
#시작하기 위해 보면 좋은 강의 리스트
- 앤드류응 (유튜브 링크)
- 성킴 (유튜브 링크)
그리고 글 말미에는 이와 같이 AI 혹은 딥러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리스트를 정리해주셨습니다. 이 피드를 읽으면서 양가적인 감정이 들었습니다. 유튜브로 강의를 들어 테크기업을 세웠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는데, 이게 과연 가능한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분이 저렇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분명 있지 않을까? 결과적으로는 후자를 더 믿게 되었지만 이 페이스북 피드는 제 인생을 크게 바꾼 트리거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고통과 좌절 뿐일지 혹은 드라마 일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요.
피라미드를 세우는 이집트인의 마음으로, 저는 첫 삽을 들었습니다. 페이스북 피드에 추천 강의 리스트 맨위에 있던 엔드류 응 강의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이 업계에 계시는 분들은 너무나도 잘 아는 그 강의 맞습니다.) 잠시 훑어본 댓글리스트에는 칭찬들이 가득했습니다. '앤드류응 교수님 너무나도 쉽게 강의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머신러닝/딥러닝을 배운다면 가장 먼저 시작해야할 최고의 강의', '어려운 개념을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해주시다니' 등등.
하지만 제게는 아녔습니다. 이 강의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이해가 가능하지 않은 챕터는 두번 세번 들어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 의심이 들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AI, 딥러닝, 머신러닝 분야는 과학고나 카이스트나온 수학 공학 영재들이나 하는게 아닌가? 미적분도 배워본적이 없는 내가 이 길을 가려는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 이 길이 진짜 맞는걸까?' 이런 의심이 스멀스멀 나왔지만, 꾹꾹 눌러담으며 강의를 수강해 나갔습니다. 강의를 듣다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좀 더 쉽게 설명이 된 다른 컨텐츠(ex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딥러닝 원리)를 찾아가며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 공개 되어있는 대부분의 강의들은 샅샅히 찾아봤고, 그 마저도 2회독 3회독 계속 반복해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신기한 현상이 일어났는데, 마치 여러개의 관련 없어 보이던 개념들이 서로 이어지며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동 떨어져있던 점들이 선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다시 돌아와서 앤드류 응 선생님 강의를 처음부터 다시 듣다보니, 이 강의가 왜 훌륭한 지, (과거의 나는 비록 이해를 못헀지만) 이 강의가 얼마나 쉽고 간단하게 설명을 한 건 지, 댓글들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약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서야 고작 삽 다루는 법을 익힌 셈이죠. 삽을 잘 다룬다고 피라미드를 세울 수는 없듯이, 딥러닝을 이해했다고 딥러닝 테크 기업을 세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고민을 해결해야할 때입니다. 내가 가진 이 기술을 갖고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좀 더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법을 배우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고,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Kaggle(캐글)이라는 곳을 발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