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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셜 Nov 07. 2022

학점 2.8 독문과졸업생의
AI테크기업 세우기 3편

브론즈일수록 챌린저들과 더 많은 라인전을

안녕하세요 파랑새입니다. 저는 아주 앞서 있는 사람보다, 조금 앞서 있는 사람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가장 와닿는 조언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아직 이룬 것이 없는 새싹 창업가이지만, 아무것도 몰라서 불안해 하던 과거의 제 모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적습니다. 이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에게,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게 없네' 식의 용기를 줬으면 합니다.

+ 대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팀원들을 찾고 있습니다. 언제든 편하게 댓글 or 이메일contact@potentialai.com)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차

1편 - 학점 2.8의 방구석 마크 주커버그

2편 - 피라미드를 세우려면 삽부터 들자

3편 - 브론즈일수록 챌린저들과 더 많은 라인전을





Kaggle(캐글)


캐글은 전세계의 AI 엔지니어/연구원들이 기업에서 제시한 과제를 딥러닝만을 활용해서 경쟁하는 글로벌 컴피티션 입니다. 한 예로 왼쪽 상단에 보이는 NFL에서는 '라인맨들의 패스 플레이가 어떤 지 평가하라'라는 주제로 컴피티션을 개최했는데요. 이처럼 특정 단체나 기업에서 과제를 제시하면 페이스북, nvdia, 아이비리그 컴공 출신등의 화려한 경력의 엔지니어들이 오직 코드로만 경쟁을 하게 됩니다.


앤드류 응 선생님 강의를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압도적인 수준 차이를,  캐글에서 활동하는 엔지니어들과 저 사이에서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겨우 용접기 사용법을 익힌 수준이라면, 이들은 용접기로 로켓을 만들고 있었으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었습니다. 브론즈 수준의 게이머가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챌린저들과 수없이 많은 라인전을 서보는 겁니다. 물론 경쟁이 애초에 안되니 게임은 재미가 없겠지만요.


저는 캐글에서 개최된 이전 대회들을 쭉 훑어보면서, 대회마다 1등부터 10등까지 수상권 개발자가 작성한 코드를 하나씩 뜯어보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하나도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뜯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개발자에게 댓글을 달아 물어봤구요. 전세계 탑 클래스 엔지니어들로부터 댓글을 통해 공짜로 코딩 수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남들이 작성한 코드를 뜯고 이해하는 과정만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내 실력이 이제는 골드 쯤은 됫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즈음 첫 대회에 참가해 보기로 합니다.


뤼이드 토익 정답/오답 예측 대회


첫 대회는 공교롭게도 한국 회사 뤼이드에서 개최한 대회였습니다. (뤼이드는 산타토익을 운영하는 곳으로, AI를 기반으로 글로벌 교육 시장을 바꾸는 시도를 하는 곳입니다.) 생각보다 높은 상금과 대회 과제의 신박함덕에 3400팀 가까이가 참여한 인기있는 대회였습니다. 저는 대회가 진행되는 한 달 동안 결연한 자세로 몰두했고, 자는 시간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델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해서 반복해 나갔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이 따른 덕에 164위/3395팀, 은메달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캐글은 상위권 5% 이내의 팀들에게는 랭킹별로 메달을 수여합니다.) 이 대회를 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배움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상대할 때 이기는 전략입니다. S급 엔지니어와 C급 엔지니어가 서로 경쟁한다고 할 때, 기존 일반적인 코딩의 세계에서는 C급 엔지니어가 S급 엔지니어를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딥러닝의 세계에서는 C급 엔지니어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횟수의 실험 한다면, S급 엔지니어를 이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대회동안 한 번에 2시간 정도 걸리는 실험을 약 89번 반복했고, 그 결과 저보다 뛰어난 S급 개발자 형님들을 많이 제칠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실험' 전략은 이후 대회에서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어진 두차례의 대회에서도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고, 19만명 중 최고 랭킹 2186등으로 약 1년간의 캐글에서의 배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이 당시의 저는 굉장히 자신감 넘치고 의기양양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토록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하지만 캐글의 엔지니어들보다 훨씬 어렵고 무섭기까지한 다음 과목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선생님의 담당 과목은  '고객' 또는 '시장'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좌절들이 앞으로 펼쳐질 지 그 당시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 한 대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이라는 타이슨의 명언처럼 자신만만하게 장밋빛 미래를 그려가며 서비스를 구상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의 첫 서비스는 종각의 어느 술자리에서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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