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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May 26. 2023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교육자 A가 그에게 말했다.


"아이들을 그만 속여 주세요. 완전히 그만 속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조금만 적당히 해 주세요.


이것만 해결되면, 느끼면, 가지면 아주, 꽤 괜찮다는 거짓말을 그만해 주세요.

삶은 그렇게 단순한 답이 아니라는 건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 왜 아이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나요.

그렇게 해서 당신이 얻게 된 것들이 당신 또한 조금씩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잖아요. 


자신에게 보이고 맛보고 만져지고 느껴지는 것이 행복의 전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그만해 주세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지극한 행복은 나만 행복해서는 누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잖아요.

행복의 우상화처럼 삶과 행복의 관계를 단순하게 정의 내리지 말아 주세요.


아이들이 쉽게 느끼는 것들이 삶의 풍요를 더해줄 순 있지만

그것이 즐거움의 대부분이나 전부를 차지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그만해 주세요.

거부 못할 감정들로 아이들에게 몰래 당신의 욕망을 위한 욕망을 주입하는 것도 그만해 주세요.


가장 아름다운 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로 태어나 누려야 하는 특혜를 아이들에게 다시 돌려주세요.

한 명의 연약하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인격체로, 유한하고 불완전한 삶을 인간답게 여행할 수 있는 한번뿐인 기회를 다시 돌려주세요.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도 스스로를 속이는 것을 그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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