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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eer Dec 21. 2022

미리 설레발치는 당선소감

10회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 당선소감

이 글은 11월 29일 화요일 작성한 당선소감입니다. 그야말로 당선도 전에 설레발치는 소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추스려지지 않기 때문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저는 흥분 상태였습니다. 왜냐하면 주말에 한참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결제했던 항공권 메일을 못찾았기 때문입니다. 분명 결제했고 심지어 은행계좌에서 돈도 빠져나갔는데 도대체 어느 메일로 항공권이 왔는지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이 메일 저 메일을 뒤지던 차였습니다. '항공권을 못찾으면 어쩌지. 항공사에 전화해야되나. 귀찮아지는데' 이런 식으로 사고의 흐름이 전개되면서 가슴은 두근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브런치팀에서 온 메일을 발견하였습니다. 광고라고 생각하면서 눌러는 보았습니다. 그런데 10회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특별상 수상후보자라는 메일이었습니다. 제 심장은 튀어나갈 뻔했습니다. 사실 그 메일 주소는 진짜 몇달만에 처음 들어가본 메일이었거든요. 항공권만 아니었으면 절대 들어가보지도 않을 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상후보자라니요. 심지어 그와 관련된 답 메일을 당장 내일까지 보내라니요. 물론 저는 당연히 보자마자 답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항공권 사건만 아니었어도 그 메일을 찾지 못했을 것 같아요. 심지어 수상 발표가 다 난 후에도 못봤을 수도 있겠습니다.



메일을 읽은 저의 심경의 변화는 흥분과 신남, 의심, 진정하기 순으로 흘러갑니다. 처음에는 흥분으로 미쳐날뛰었습니다. 뇌가 요동쳤습니다. 너무 신난 저는 남편한테는 비밀을 실토하였습니다. 브런치 팀에서 비밀이라고 했지만 비밀을 누설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의심이었습니다. '이럴 수가 있다고? 내 글이? 내 글을?' 솔직하게 말하면 이번 프로젝트에 제출한 브런치 글들은 1년전에 써놓은 글들이었고 저는 올해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무심했던 것 사과합니다. 용기를 많이 잃은 상태였거든요. 글은 쓴지 오래되었고 작은 원동력이었던 라이킷은 점점 낮아지고 책을 낸다는 건 너무 머나먼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계속 의심하면서 메일을 50번은 읽어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메일 속 '수상 후보자'라는 문구는 후보 군 중에 하나이고 수상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심장은 계속 너무 빠르게 뛰고 있었어요. 이렇게 빠른 심박수로는 살기 어렵기 때문에 저는 스스로를 달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 달래기 활동' 중 하나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달래며 생각을 해보니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수상 후보작에 오른 것 자체가 나에게 너무 귀중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다른 책에 대한 서평만 주로 쓰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심지어 출판사에서 내 글을 좋게 봐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이 메일만으로도 앞으로 글을 더 열심히 쓰고 싶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메일을 본 이후부터는 창작열이 불타올라 이런 저런 소재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했습니다. 저의 상상주머니는 점점 부풀어 직장을 그만두는 상상까지 이어집니다. 그 과정까지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쨌든 좋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번 브런치 프로젝트에 제출한 글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만 늘어갈 때 써내려간 글들입니다. '누군가는 자기만의 콘텐츠로 유튜브도 만들고, 누군가는 코인으로 돈을 불려가는데 도대체 내가 가진 콘텐츠는 무엇인가'하는 생각에 빠져있었습니다. 나만의 콘텐츠로 뭔가를 하라는데 나만의 콘텐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남들만 부러워하고 있는 날 발견했고 그거라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그들이 가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쓰다보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더라구요. 그런데 그들이 가진 것들을 찬찬히 생각해보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정함이었습니다. 그들은 다정한 마음으로 나에게 말걸어줬고 따뜻하게 조언해줬고 때론 채찍질도 하고 저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의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다정함'을 잃지 않는 글을 써내려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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