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장>
47 내게 나아와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다 누구와 같은 것을 너희에게 보이리라
48 집을 짓되 깊이 파고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사람과 같으니 큰 물이 나서 탁류가 그 집에 부딪치되 잘 지었기 때문에 능히 요동하지 못하게 하였거니와
49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주추 없이 흙 위에 집 지은 사람과 같으니 탁류가 부딪치매 집이 곧 무너져 파괴됨이 심하니라 하시니라
오늘 말씀을 읽으며 '듣고 행하라'는 말씀조차 나를 도우시려는 것임을 깨달았다. 죄를 짓고 나면 하나님이 왜 죄를 피하라고 하셨는지를 깨닫게 되듯이, 행함에서 오는 행복과 안전함을 느끼는 오늘에는 행함이 왜 중요한지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반석 위에 주춧돌을 위해 소유가 전제가 된다고 믿는다. 타인이 무시하지 못할 능력, 재력, 또는 사회적 지위를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소유를 채우기 위해서 사용한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해, 시간과 정신을 쏟곤 한다. 그렇지만 근원적인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나', '이 노력의 결실이 보상받을까', '누가 인정해주기나 할까'와 같은 두려움들은 미친 듯이 노력한다고 사라지는 류의 존재가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돈 공부' 열풍이 불 때, 안 하면 나도 뒤처지는 것 같아서 책들을 읽었고, 공부를 하고, 또 투자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금은 직업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공부하려고 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적어도 알긴 한다. 썩어질 것들에 가치를 두고, 그 위에 집을 짓는다면 탁류가 부딪치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예수님은 능력을 키워라, 강해져라 이야기하시는 대신에,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이야기하신다. 이 말씀을 듣고 행하면, 반석 위에 주춧돌을 놓아 단단한 기반을 가진 사람과 같다고 오늘 이야기하셨다.
그렇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부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들을 삶에 적용해보고 있긴 하지만, 아직 내 삶에 일부분만을 하나님께 내어 드리고 있다. 그러다 내가 아직 놓지 못한 부분들을 원하시는 순간에 다다르면, 나는 순종하기를 포기하는 상황에 있다. 아무리 '하나님 원하시면, 제가 내어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은 삶의 영역들을 내어드릴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기도해봐도, 마음 한 켠에는 '아직은...'이라는 찝찝한 마음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때, 이 말씀을 만났다. 여기서 어렵지 않게 하나님의 마음을 느꼈다. 지금까지 당신이 해왔던 일들을 보고, 당신의 성품을 한 번 봐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결국 네게 좋은 것들만 가져다주지 않았었냐고, 그 덕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냐고 오늘 내게 말씀하신다.
말씀을 듣고 행함으로 반석 위에 서고 싶다. 더 많은 영역들을 내어 드리고 싶다. 오늘도 내 삶 전체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게 하신다. 그 일하심이 내가 상상하는 모습과 다를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다를지라도 그 결과는 무척 아름다울 것이기에. 기대하는 만큼 풀리지 않는 나의 손의 힘도 풀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