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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연 Nov 24. 2022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걸 알지 못합니다

<누가복음 22장>
31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32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누가복음 23장>
34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오늘의 말씀을 읽으며,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주시는 예수님을 만났다. 기도는 우리가 예수님께, 하나님께 드리는 것, 일방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늘의 말씀에서는 예수님이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모습을 주목하게 되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 예수님을 향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찬송하던 군중의 목소리가, 바라바를 놓아주라는 광기 어린 함성으로 바뀌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예수님은 이 날이 오기까지, 당신이 어떤 왕인지 여러 번 말씀하셨다. 군림하는 왕이 아닌, 어린아이와 같은 이들이 먼저 되는 나라의 왕, 왕관이 아닌 가시 면류관을 쓸 왕이심을 말씀하셨다. 






        그런데 오늘까지도 제자들은 자신들의 공로를 내밀며 싸운다. 흡사 개국공신들이 자신의 공로를 비교하면서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예수님은 그 모습을 보시고, 다시 한번 당신이 죽으심으로 이루실 나라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이들에게 사탄이 역사하지 않도록 기도해주셨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 뒤에는 베드로가 당신을 부인할 것을 이르신다.



        베드로가 자신을 배신할 것을 알고 계셨지만 기도해주셨다. 게다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도록 기도하신 것이 아니라, 배신하고 살아남아서 무너져 있을 때, 그때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예비하신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신다. 그뿐인가, 자신을 모욕하는 형벌 집행인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신다. 저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그러니 저들의 죄를 사하여 달라고 말이다.




        이런 예수님을 말씀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분을 어떻게 내 자유를 제한하고, 답답한 삶을 살도록 만드는 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당장 나도 '하나님이 자꾸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아 가실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있었다. 오늘 기도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님 앞에 가져가려다가, 머뭇거리는 나의 마음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나의 오해에 변론하지 않으시고 오늘의 말씀을 보여주셨다. 당신이 어떤 상황에 베드로와 처형인들을 위해 기도하셨는지. 그리고 나를 위해 어디까지 기도해 주실 수 있는지 말이다. 그러자 그분의 따뜻함을 느꼈다.  우리가 자유의지로 예수님을 사랑하기를 원하시는 그 마음을 오늘도 깨달았다. 



나의 삶이 조금 더 그 마음을 느끼는 삶이 되길, 색안경 없이 예수님을 바라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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