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디자인이 있다. 그것이 단지 특이한 옷일 수도 있고 예쁠 수도 있다. 특이하다고 예쁘다고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이한 옷은 카피가 되는 경우 티가 많이 나는 편이다. 모양이 정말 같지 않아도 비슷한 옷으로 취급된다.
무난한 옷은 정말 여기저기 널려있다. 그래서 여기도 저기도 다 같이 파는데 비슷한 모양일수록 싼 물건이 더 인기가 있다. 그러나 소매거래처들은 무난한 옷은 친분이 있거나 편의성이 있는 곳을 더 선호한다. 어차피 비슷한 옷이기 때문에 하던 곳에서 주로 거래하는 습관이 있다.
위 두 가지 옷은 앱으로 볼 때 큰 차이가 있다. 비슷한 모양의 특이한 옷이 플랫폼에 업로드된다면 사진 찍는 기술에 의해 가격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옷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소비자의 눈에 같은 위치에 꽃무늬만 있어도 그 꽃무늬가 같은 꽃무늬라면 같다고 여긴다. 원단이 다르거나 핏이 다를 수도 있다. 사진을 잘 찍는 곳이라면 더더욱 품질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소매매장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모양이 특이하거나 예쁜 옷을 팔지 무난한 옷을 팔지 , 모양이 알아보기 쉬운 옷이라면 그 옷은 수많은 다른 옷과 경쟁이 된다. 플랫폼이나 검색엔진의 AI가 이미지를 검색해서 다 찾아준다. 옷을 보려고 누르면 바로밑칸에 비슷한 모양을 찾아다가 가격까지 알려준다. 최저가로 경쟁을 시킨다. 소비자는 이것을 유심히 안 볼 수가 없다.
반면 무난한 디자인의 옷들은 이런 염려가 적다. 이건 어지간해서는 AI가 찾아내기 힘들다. 실제로 검색결과에 엉뚱한 옷들이 결과로 나온다. 무늬가 없을수록 사진 찍기에 따라 다르다.
옷을 파는 소매사업자는 이 부분을 중요시 생각한다. 초보판매자라면 자신의 취향을 팔겠지만 잘 파는 소매사업자들은 이런 부분을 대단히 잘 알고 있고 계획적으로 물건을 선택한다. 옷을 만들 때 이것을 잘 고려해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도매입장에서 정말 좋은 옷은 소매 거래처가 팔기 쉽고 마진을 남기가 좋으며 싸면서 공급이 잘되는 복합적인 물건이다. 이 요건을 모두 갖추는 것이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