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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 May 10. 2024

매장일기 쓰기

자리가 잡히지 않은 매장이라면 반드시 매장에 집중해야 한다. 매장은 판매의 최전선이다. 아무리 온라인이 중요해지고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도 결국 매장으로 픽업을 오거나 물건을 직접 봐야 한다. 한 번도 오지 않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모든 매장은 여러 사건과 상황들이 제각각 생긴다. 그 행동들을 일일이 사소한 것까지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 다 매출의 실마리가 된다. 긴팔을 찾았던 손님, 디피를 만 저본 손님, 줄무늬 티를 입고 온 손님, 혼자온손님, 여럿이 온 손님, 디피를 보는 손님, 오자마자 행거를 들춰보는 손님,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 겨울인데 여름물건 찾는 손님, 여름에 기모 찾는 손님, 밥 먹고 있는데 물건 보는 손님 등등





손님의 모든 행동에 앞으로 만들 디자인과 판매의 실마리가 있다. 아주 사소한 행동조차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매장의 기록은 그 힌트를 찾아내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해두는 것이 좋다. 개인 일기를 쓰듯 상세하게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기록한다. 대신 발생한 사실과 의견을 같이 적으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다.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8월에 매장에 있었던 일을 기록해 두면 8~9개월이 지난 이후 5월 6월쯤에 작년 8월의 기록이 도움이 된다. 8월에는 가을 신상을 준비하고 있었고 디피를 긴팔로 바꿀까 말까 고민을 하던 내용이 적혀있었다면 5월 6월부터는 이것을 힌트 삼아 긴팔을 준비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몇 년을 기록하다 보면 그 기록들을 바탕으로 우리 매장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다. 만약 기록이 없고 그냥 때 되면 긴팔로 전환할 수도 있다. 보통 다 이렇게 운영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확신이 떨어지고 매장이 환절기에 전환이 늦어진다.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기록을 통해 잘 팔 확신이 생기면 조금은 과감하게 준비해 볼 수 있다. 작년 우리 매장이 여름에 각종 축제들을 위한 파란색 티셔츠들이 많이 팔린 기록이 있다면 그 기록을 토대로 파란색 관련 옷들을 수십 개 준비하게 될 수도 있다. 누구도 파란색 티셔츠를 그렇게 많이 준비하지 않는다. 이런 시점에 맞물려 디자인과 공장을 준비시킨다면 계획적인 한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런 계획 없이 운이 좋게 가끔씩 한 번에 많이 팔리는 물건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가능 성은 매우 희박하다. 깜짝 선물 같은 판매이지만 갑작스러운 선물을 받기에는 매장과 공장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우왕좌왕하다 공급을 소화하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여기저기 다 카피되어 판매시기를 놓친다.





디피의 시기, 환절기의 전환시기, 디자인의 준비, 끝내야 할 시점, 집중해야 할 시기, 비수기, 성수기 들을 미리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면 그사이 큰 기회가 찾아온다. 모든 일들은 수년간 이미 써놓은 기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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