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편들 VOL3 - 아카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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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글 - 글과 글 사이를 잇다' 매거진 입니다.
아카 작가님의 글을 본 후,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적습니다.
나는 어릴 적 기억이 많지 않다.
최초의 기억이 초등학교 1학년 학교 이름정도.
학창 시절에 대해 기억하는 몇몇의 장면이 있다.
그중에서는 이미지도, 냄새도, 촉감도 존재한다.
마룻바닥에 기름걸레로 칠해 나는 기름 냄새와
뛰어다니고 바람 불면 몸에 닿는 모래의 촉감,
골절을 유도하던 정글짐과 일명 뺑뺑이.
언뜻 듣기로는 위험해서 사라져 버린
놀이터의 유물이라고 한다.
아, 지금은 잘 모르겠으나
나는 분필의 질감과 소리를 좋아했다.
특유의 끼익 거리는 소리와
둔탁하지만 부드러운 그 질감.
후에 분필로도, 마카로도 강의를 했으나
압도적으로 분필을 선호했다.
아카 작가님의 글 덕에
생각지도 못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
요즘의 학교들을 지나다 보게 되면,
운동장에는 잔디가 깔려있다.
심지어 주위를 둘러 트랙이 있기도 하다.
들어가서 뛰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생긴다.
흙먼지로 입안이 까끌하고, 넘어지면 피범벅이던.
나의 기억 속의 학교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다.
아카 작가님의 표현을 빌려오면.
'부러움과 함께 묘한 감정이 들었다. (중략)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마련된 셈이었다.'
더 이상 불필요하게 다치거나, 아프지 않아도 된다.
최선의 조건을 갖추려 노력해 두었으니까.
이 지점에서 나 역시 부러움이 섞였으나
천방지축이던 그날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어쩌면, 나는 불편함을 겪었기에
지금이 좋아진 것도 알지 않을까.
최근, 글을 쓰며 느끼는 것이 있다.
'풍족함에서 간절함이 자라지 않고
아쉬움에서 절박함이 피어난다.'
낮에는 본업을 하고,
저녁에 글을 쓰는 삶은 분명 힘이 된다.
아쉬움의 시간들 속에서
나는 절박한 마음을 담아낸다.
가끔 상상해 본다.
전업으로 글을 쓴다면 어떨까.
너무도 행복하지 않을까?
이 생각은 이내, 휴일을 맞이하며 무너진다.
휴일에 쓰는 글의 양이 크게 늘지 않기에.
시간의 절대적인 양도 중요하지만
시간의 질적인 면도 중요하다.
나는 아쉬움에서 빚어낸
절박한 마음으로 담아내는 것이 좋다.
혹시 아는가,
전업으로 이어져 더 행복할지도.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현재와 비교해 본 적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는 편의성이 매우 올라갔다.
대부분의 것들은 집 안에서
가만히 있는 상태로 해결할 수 있다.
식사, 여가, 취미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일 마저도 집에서 해결한다.
얼마나 획기적이고 편안해졌는가.
그럼 그와 같이 나의 행복도 역시 높아졌는가.
동시에 나의 성취는 늘어났는가.
이에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은 간사하기에, 이 상황에 적응하고
또한 남들과 비교하며 아쉬움을 토로할 테니.
그렇다면 행복해지는 길은,
우리가 나아지는 방법이 있을까.
아카 작가님의 표현을 빌려온다.
'중요한 건 그 환경 속에서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하느냐이다.'
전쟁통에도 사랑을 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 시대다.
지금의 삶이 전쟁 상황에서만큼
격렬하고 무자비한가?
아닐 수도, 그보다 더한 지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지금 처한 환경 속에서
나는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하는가.
나의 삶은 어느 곳으로 향해 있고,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가.
간절함은 결코 풍족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절박함은 아쉬움을 기반으로 피어난다.
환경이 달라짐에 아쉬워하는 대신
환경이 좋아짐에 기뻐할 수 있기를.
상황을 탓하며 좌절하는 대신
상황을 딛고 일어날 수 있기를.
나로서 선택하고
온전히 집중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