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히 한 뉴스를 봤다. 우리나라 5천만 인구 중 국민 한 명 당 주식 계좌를 약 2개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들이 FOMO(Fear Of Missing Out)를 미친듯이 외쳐도 별로 흔들리지 않던 나인데, 그 날따라 이상하게 내 마음 속에 주식에 대한 욕구가 치솟았다. 순간 남들은 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데 나만 주식을 안해서 자산 증식을 못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나는 주식을 하는 내 옆자리 동료에게 물어 그 자리에서 바로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퇴근 후 난생 처음 차트를 마주하기 시작했다.
어디에 투자를 해볼까 잠시 고민하던 중, 내가 평소에 관심있던 종목을 1차로 선정하고 기업들의 차트를 비교해보며 매수할 종목을 골랐더랬다.
다음날 출근 길, 적금을 깨고 호기롭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직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챗GPT에게 첫 시작인데 몇 주정도 사면 좋겠냐고 물었고 착한 지피티는 기업별 3-6주 정도 소액으로 1차 매수할 것을 권유했다.
이때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다행히 눌림세가 좀 있던 상태에 들어가서 인지 내 주식의 빨간불은 꺼질 줄 몰랐고, 매수 이후 APEC 여파로 아주 빠르게 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날 혼란스럽게 했던 건 2차 매수 타이밍에 대한 걱정이었다. 너무 단기간에 주식이 미친듯이 오르니 추가 매수가 가능한 것인지, 적금도 깼는데 고작 20만 원 정도 벌고 나의 주식 여정은 끝이 나는 것인지, 주린이는 꺼질 줄 모르는 빨간불 횡보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래서 우선 불안한 마음을 잠깐 잠재워보자고 결심하며 주식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으로 삼전과 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했다. 내가 매수할 때도 이미 오를 때도 올라있었지만 왠지 조금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삼성전자는 1주당 104,400원에 하이닉스는 563,000원에 매수했다. (이래서 무지성이 무섭다는 거 아닐까..지금 생각하니 정말 겁이 없었다.) 그리고 겁없는 주식 횡보에 스스로 마음이 더 타올랐는지 주말 동안 나는 마이너스 통장을 언제 뚫어야 할지 고민 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얼마 정도를 받을지 고민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았고,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기에 내가 주식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때도 지금이지 않을까 나 혼자만의 확신에 가득차 벌렁이는 심장을 부여 잡으며 잠을 이룰수도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마통에 대한 나의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고,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나를 말려주었다. 사실 그들의 우려가 내 의지를 꺾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천만 원 벌려고 3천만 원을 대출로 투자하다가 오르고 내리는 차트에 되려 회사에서 천만원 어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난 마통에 대한 의지를 잠시 내려놓았다. (더이상 회사에서 실수를 하면 안되는 시기라는 걸 나 스스로 뼈져리게 느꼈기에)
그 순간 지난 며칠 제 멋대로 뛰던 심장이 차분해지며, 이성적 판단이 조금 가능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떠한 근거없이 매수한 종목은 수익이 나도 큰 의미가 없다는 말에 월요일 시장이 열리고 바로 전부 매도했다. 다행스럽게도 매수 매도 타이밍이 적절했는지 13만 원 정도 수익을 얻게 되었다.
역시 나는 운이 좋다며 스스로 안도했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내 주식 계좌의 50%를 투자한 종목이 바닥을 찍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음 이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