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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Jan 20. 2024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리처드 브라우티건

미국 생태 문학의 대표작이라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아니었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읽을 도서 목록을 작성하다가 '캘리포니아'를 검색하여 찾아낸 책이다.

 

제목부터 매력적인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세상에는 과연 '완벽한'이라는 수식어를 표현할 만한 그 무언가가 과연 존재할까?

어떻게 하면 완벽함의 티끌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들을 시작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리처드 브라우티건 작가의 여러 단편이 묶인 책으로 글들은 생태학을 전문적으로 표현한다거나 웅장함을 나타내는 느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저자의 글들은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처럼 우리의 일상과 멀지 않다. 오히려 그 소소함과 현실이 주는 쓸쓸함을 언어유희로 살풀이하듯 써 내려간 글 같았다.

책 속의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단편 글에 제일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가 말하는 하루는 바다를 감상하며 바다와 가까이 있는 잠수부들의 잠수부다운 이야기를 하고 수박을 먹는 찰나를 표현한다. 어쩌면 그날은 완벽하다고 생각이 들만큼 그의 몸과 마음에 채워진 어떤 자유로운 기분 탓이 아니었을까?



“수박을 먹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캘리포니아의 왕관에 박힌 보석처럼 빛났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나도 한다.”



그러면 나에게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는 어떤 날일까?

어차피 나는 이방인이고 여행자다.

어떤 이들의 시선을 느낄 필요가 없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느껴진다.

3주라는 짧다면 짧을, 길면 긴 여정 동안 어떻게 하면 하루쯤은 캘리포니아에서 완벽히 보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생각 끝에는 결코 관광하고 특별한 일정을 세워 움직이는 날이 아니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나도 할 뿐이었고 일련의 행위들이 얼마나 내 의식의 흐름이 부드럽게 흘러가느냐, 그 흐름을 실제로 타고 있느냐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렇다고 소통이 없는 혼자 고립되어 있는 날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어느 시공간에서든 나를 채워가는 일상의 모든 것이 빛나는 하루를 만들어가면 그날은 어떤 날이든 완벽한 날이 되는 것이 아닐까?




여행자처럼 살아가기.

또 하나의 희망을 품어본다.

 

영원히 완벽할 수 없음을 알기에

조금이나마 나 자신을 채우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행자의 태도로

삶을 대하고 싶다는 희망 말이다.

ㅡ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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