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ni Aug 01. 2022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으~~ 덥다 더워.”


미나는 오랜만에 긴 장기 휴가를 내고 이탈리아로 떠났다. 2020년 초 갑자기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이었다. 막상 도착한 유럽의 6월 햇살은 뜨겁다 못해 따가웠다. 아침 저녁으로 해만 좀 저물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관광에 딱 좋았지만, 여름에는 해가 긴 이탈리아의 한낮은 쨍한 햇빛과 함께 그야말로 살갗이 타들어가는 듯한 따가움도 함께 선사했다.



결국 햇볕을 피해 낮에는 최대한 실내에서 관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미나는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로마 바티칸을 둘러보며 잘 알지도 못하던 서양미술사에 획을 그었다는 천재들의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는데…



이탈리아 미술계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이 있었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다 빈치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목이 아픈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완성이 되었는데, 수학자들이 계산해 보았을 때 거의 매일 2시간 정도만 자고 꼬박 일을 해야 간신히 완성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아주 괴팍하고 까칠한 성격에 고집불통이었던 미켈란젤로는 곁에 사람을 두지 않았다. 이 방대한 작품을 완성할 때도 아주 작은 일만 소수의 사람에게 맡기고, 한여름에도 부츠를 벗지 않으며 모든 작업과정을 철저히 비공개로 모든 작업을 이어나갔다. 수년간 천장만을 바라보며 어찌나 열심히 집중을 했던지 천장에서 떨어지는 석회분진을 맞으며 한쪽 눈은 시력을 잃고, 등은 굽고 어깨도 휘어 다시는 이전처럼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 그의 나이가 33살이었다.



반면 또 한 명의 천재, 미켈란젤로의 경쟁자로 불리던 라파엘로는 주변에 항상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비록 37살이라는 어린 나이게 죽음을 맞이했지만 생전에 잘 생긴 얼굴에 상냥하고 유쾌한 태도로 연애도 몹시 좋아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주변 환경이나 다른 화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특히 그 점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자신만의 장점으로 만들어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한 번은 바티칸에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를 바로 옆 방에서 작업을 하도록 명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의 장점과 화풍도 받아들여 자신의 것에 녹였고, 그렇게 아테네학당 등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게 된다.



미술 작품과 함께 가이드를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던 미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는 처음부터 서로를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할까. 헌데 성향도, 일하는 방식도 정 반대인 두 천재가 만나 원하던 원치 않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세기의 걸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천재들조차도 이런데 일반인인 내가 너무 내 방식, 내 생각만 고집하면 안되겠구나… 나에게도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 같은 동료가 있을까? 내가 누군가에게 영감과 자극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작가의 이전글 SNS좋아하는 MZ세대 팀장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