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 햇살 Mar 02. 2024

나를 위한 작은 정성

나만의 건강관리 비법


몸과 마음이 참 아프고 고단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았던 메말라있던 하루하루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정말 정말 살고 싶다’라는 진짜 마음이 살고 있었다.

그 마음을 스스로에게 들켰기에 언제까지 아프게 살 수는 없었다.


마음공부에 관한 유튜브와 책들을 틀어놓고 하루종일 듣고 또 들었다. 씻으면서, 잠들면서, 걸으면서, 요리하면서. 마음의 약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엔 용기 내어 병원에 가기도 했다.

많은 시간 아파봤기에 이제는 안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것. 그리고 정원처럼 늘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위 이불부터 정갈하게 갠다.

(낮에 한 번씩 힐끗 보이는 안방 침대 이불의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그리고 거실에 나와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 따뜻한 물을 내어 마신다. 그것도 일이라 더운 여름이면 뜸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그 횟수를 다시 늘려나간다. 유독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디찬 내 몸에 온기를 전해주는 작은 노력이다.     


틈 날 때, 생각날 때 호흡과 감각에 집중해 본다.

사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명상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이미 진이 빠진 상태라 자세 잡고 앉아 명상을 하는 것도 힘들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짧게는 30초라도 미니명상을 하곤 한다. 끝없는 줄줄이 사탕처럼 잡생각들이 꼬리를 물 때면 코 끝에 드나드는 몇 번의 숨을 의식 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가벼워지곤 한다. 마법처럼.     


최근에는 사과와 당근을 껍질 채 갈아 공복에 한 컵씩 먹는다. 사과는 아침마다 매일 먹는 과일이었지만 거기에 당근이 추가가 되었다. 하지만 당근을 생으로 한 개씩 먹는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믹서기에 사과와 함께 갈아 부드러운 셰이크처럼 마시기도 하고 떠먹기도 한다. 조금 더 부지런을 떤다면 전날 미리 만들어 놓은 1.5리터의 레몬수도 하루 종일 상큼하게 마실 수 있다.      


사과, 당근, 레몬 덕분에 집에 쌓여있던 각종 영양제들을 정리했다. 영양제를 입에 한 움큼 털어 넣는 게 늘 부담스러웠다.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정제된 알약 특유의 맛은 도무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신선한 과일 야채들의 부드럽고 향긋한 목 넘김이 무척 즐겁고 행복한 요즘이다. 

살아있는 나를 살아있는 과일과 야채들로 채워나가기 시작했음에 감사하다.


나는 요즘 이렇게 매일 몸과 마음을 다이어트하고 있다.

살을 빼고 이뻐지기 위한 게 아닌 몸과 마음을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가꾸기 위한 다이어트.


#한달매일글쓰기의기적

매거진의 이전글 조명과 사진이 있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