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보내고 맞이하는 날. 남편이 일찍 오는 금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들뜨기 시작한다. 무얼 먹을까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서로 의견을 맞춘다. 지난주에 간 집에 또 가고 싶다는 아이와 그건 안된다는 나 사이에 잠깐의 언쟁이 있기도 하지만 이내 마음을 맞춘다. 각자 좋아하는 메뉴가 있기에 순서를 정한 대로 공평하게 함께 한다.
한 주 동안 회사에서 치열하고 고단한 순간들을 보냈을 남편과 학교, 학원에서 어쩌면 긴장과 불안의 시간들을 보냈을 아이. 같은 듯 다른 매일매일을 지내며 이런저런 고민이나 걱정들을 만나기도 하는 나.
각자 나름의 힘들고 즐거웠던 일들을 노릇노릇 잘 구워진 고기 한 점과 소주 한 잔. 사이다 한 모금으로 주고받는다. 딱히 대화가 없어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가슴은 이미 충만하니까.
아마도 아빠 엄마와 편안한 시간을 함께하는 아이도 따뜻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고 있겠지.
행복은 우리 곁에 늘 있지만 밋밋하고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쳐 버릴 수 있다.
햇살과 같고 모래와 같아서 손으로 쥐려 하면 쥐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이 은은한 행복들을 부지런히 누려볼 생각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소한 기쁨들을 보물찾기 하듯 하나씩 찾아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