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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r 26. 2024

1학년 학급 운영 잘하고 싶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방법

1학년과 만난 지 17일째입니다. 4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저를 봅니다. 연간 수업 일수 190일에서 하루씩 지워나가며 살아갑니다. 하루살이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1학년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행복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처음 경험하는 학교생활입니다. 안전과 습관을 강조하다 보니 "미"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아무리 좋은 수업으로 어린이들을 챙기더라도 다치면 의미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1학년 학급 운영과 교과 수업을 잘하고 싶습니다. 1학년 담임으로서 전문성도 길러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업무 덕분에 저도 성장하고 싶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학교생활 적응도 잘하고 교우관계도 좋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초등 교사의 특성상 1년 동안 단 한 번만 하는 수업을 매번 준비해야 하거든요. 2년 연속 5학년 하다가 1학년 담임을 맡고 보니 공부할 것투성이입니다.

실제로 교과 내용을 가르치다 보면 변수가 많습니다. 저마다 속도 차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안내를 여러 번 해야 해서 교사의 목도 아픕니다.

원해서 맡은 1학년은 아니지만 힘들다는 마음으로만 생활하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제가 1학년 담임으로서 생활하고 있는 방법 다섯 가지를 공유합니다.


첫째, 학생들 하교 후 다음날 가르칠 내용을 연구합니다. 지도서와 교과서를 먼저 펼칩니다.


교탁 위에는 교과서가 펼쳐져 있습니다. 하교 시킨 후 숨 좀 돌리는 방법으로 교과서를 봅니다. 요즘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교과서는 2022개정 교육과정 통합교과입니다. 올해부터 현장에 적용되었습니다. 연구하지 않으면 다음날 수업은 망치는 것이지요. 한 번 연구할 때 한 시간 분량만 보지 않고 일주일 분을 확인합니다. 어린이들의 활동 변수에 따라 수업 운영 순서를 바꾸기도 합니다. 연구는 필수입니다. 수업에 투입하기 전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을 것 같은 내용도 1학년에게는 깔깔 넘어가는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1학년 가르칠 내용이 간단해 보이겠지만 내용보다도 방법 차원에서 어렵습니다. 1년간 연구하면 연구한 결과가 아까워서라도 또 1학년 담임을 지원할지도 모릅니다.


둘째,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학급 특색으로 정하여 적용합니다. 저의 경우 그림책, 노래, 글쓰기가 주된 관심사입니다. 틈틈이 노래를 틀고 함께 부릅니다.  


특히 그림책에 대한 반응 놀랍습니다. 또 보고 싶어 해서 그림책 갖다 두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어린이들의 함성과 궁금해하는 표정이 보고 싶어서 목이 아프지만 하루에도 여러 권 읽어주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역을 교과나 생활지도에 투입하니 재미납니다. 아이들 반응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로 맞춰가는 3월입니다. 1년 후에는 가장 많이 그림책을 탐구한 한 해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노래는 책상 춤 유튜브 덕분에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록, 매끄러운 수업 진행을 하기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을 해야 했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튜브는 노래주머니 같습니다.

글쓰기, 1학기에 적용하기 쉽지 않습니다만 그림책 읽어준 후 단어 하나로 느낌을 써보게 합니다. 모르는 글자는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저의 무기 그림책, 노래, 글쓰기 덕분에 열정도 생깁니다.


셋째, 학급 운영 결과를 메모하고 성찰합니다.


블로그를 일지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개할 수 있는 수업 진도, 수업 운영 등은 기록합니다. 교과 수업을 하다가도 생활지도할 수도 있고요. 생활지도하다가도 교과로 점프할 수 있는 게 학급 운영입니다. 메모한 내용이 있어야 성찰도 가능합니다. 하루가 정신이 없지요. 동시다발적으로 담임을 부르기도 하고요. 수업 중에 갑자기 밴드를 붙여주거나 쏟은 우유를 닦아야 되기도 하고, 화장실 보내는 일, 보건실 가야 되는 경우. 능동적으로 대처할 일이 많습니다. 하루라도 메모하지 않으면 오늘 뭘 가르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학급 운영 결과를 메모하고 메모한 기록이 쌓일수록 담임으로서 애썼다는 마음에 기분 좋아집니다.


넷째, 교사인 나와 학생들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입니다.


"선생님 착해요. 친절해요. 선생님 기분 좋은 일 있어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교사를 착하다고 평가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선생님 무섭다고 말합니다.

무섭다는 학생에게 저는 답을 하지요.

"선생님이 진짜 무서우면 선생님 앞에서 무섭다는 말 할 수 없어요."

감정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감정 컨트롤 자체가 전문성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1학년에겐 억양은 부드럽게 하되 안 되는 일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고자 조금씩 무서운(?) 선생님이 되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선생님이 전체 어린이 한 명씩 다 기분과 요구를 맞춰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학부모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조금 더 혜택을 줄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나만의 학급 운영과 수업 진행의 무기는 그림책 활용과 글쓰기라서 언제 실력을 발휘할지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다섯째, 학급 운영에서 우선적으로 챙길 일은 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수업 운영이 다소 서툴더라도, 고학년 가르치다가 와서 언어 선택 면에서 수준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1학년 특성에 맞추어 학생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와야겠지요.

가정마다 소중한 자녀입니다. 담임을 믿고 학교 입학 시켰지요. 부모와 교사의 공동의 목표는 자녀의 성장입니다. 좌충우돌 1학년 담임이지만 소통하면서 함께 1년을 완성 시켜야겠지요. 사랑하는 마음이 최고입니다. 1학년 사람들 교과서에는 다섯 글자 예쁜 말이 나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워요, 노력할게요. 이런 가사가 나오지요. 가장 먼저 나오는 예쁜 말 "사랑합니다."라는 우리 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건네는 말입니다.

비록 경북 말투라 억양이 강하고 표정도 다양하게 보여주긴 하지만 사랑합니다를 통해 자주 웃어주려고 합니다. 때론 웃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 반 어린이들 보면 저절로 웃게 됩니다. 아이들은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칭찬 박수를 정했습니다. 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배운 직후였는데 한 명의 어린이가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스스로 줍고 정리하더라고요. 본인 쓰레기가 아니었습니다.

칭찬 박수 짝짝짝

다소 유치하게 보이는 칭찬이지만 함께 건네는 박수 덕분에 웃더라고요.


이렇게 담임도, 1학년도 서로 적응 중입니다.


내일은 어떤 그림책을 읽어줄지, 어떤 노래를 함께 부를지 기대됩니다. 교탁 위에 그림책을 여러 권 올려두고 퇴근합니다.



https://blog.naver.com/giantbaekjak/22338736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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