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저자까지
책 선물해 보셨나요? 저는 책을 자주 선물합니다. 동료 작가의 책을 두 권 구매해서 한 권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때도 책을 줍니다.
저는 학년부장입니다. 부장으로는 6년 차입니다. 5년간 부장할 때는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어서 학년 소속 선생님들과 자주 밥을 먹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부장인 제가 밥을 샀습니다. 행사를 치른 후에는 학년 회비를 걷어 식사하기도 했고요. 밥 먹고 차 마시는 시간을 할애한 덕분에 친근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최근 저는 저녁엔 공부하는 작가로 강의하는 코치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식사 자리를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학년 소속 선생님들도 각자의 삶에서 챙길 일정과 가족이 있습니다. 따로 시간을 떼어 내어 저녁을 먹을 일이 없었습니다. 부장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이 되었지요. 특히 올해는 새 학교 들어오자마자 익숙지 않은 1학년 부장을 해서 난감했는데 이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학년 선생님 중에는 저 포함해서 다이어트하신다는 분이 있습니다. 식사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보다는 책 선물이 낫겠다 생각했습니다. 저도 좋고 책을 쓴 저자도, 책 받는 선생님들도 기분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학기 초 처음 만난 날에는 저의 두 번째 개인 저서를 선물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배진시 작가 책과 정진호 작가 그림책을 챙겨드렸습니다. 2학기에는 글 친구들이 쓴 공저 책도 동 학년에 선물했고 학기 말에는 문미영 작가 책과 제가 함께한 공저를 준비했습니다. 특히, 공저자 중에 간호사, 보건교사랑 같이 썼기에 우리 학년 소속 보건교사에게 선물하기 좋았습니다. 오늘 사인도 하고 정은정 보건교사 작가가 쓴 부분 플래그 붙여서 선물 준비를 했더니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지요.
책을 선물하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첫째, 책으로 업무 중 쉼표를 찍을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빡빡한 하루를 보냅니다. 혹여나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까 긴장합니다. 컴퓨터로 전달되는 지시사항도 살펴야 하고 일정에 맞게 업무 추진도 해야 하며 수업도 놓칠 수 없습니다. 아이들 하교 지도 후 5분이라도 숨 돌릴 때, 내 옆에 있는 책은 쉼표가 되겠지요. 책으로 고단한 하루를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선물하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책은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도구입니다.
책을 선물할 때 무작정 줄 수는 없습니다. 선물 받을 사람의 상황과 관심사를 먼저 파악한 후 책을 고르거나, 책 내용을 훑은 후 떠오르는 사람에게 선물합니다. 해당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분에게 전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향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셋째, 저자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동료 작가가 쓴 책을 자주 구매합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자신이 애써서 쓴 책이 독자에게 선물로 전달되는 것이니 좋은 일입니다. 저는 초보 작가의 책을 잘 구매하는데요, 응원하고 싶어서입니다. 저자도 독자도 서로 유익하고요, 저 역시 다른 물건을 선물할 건데 이왕이면 책을 선택하는 것이지 폼 나서 기분 좋습니다.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제는 제가 책 선물을 받았습니다. 요즘 서로 바빠서 연락이 뜸했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책이 배송되어서 즉시 뜯어봤거든요. 김미예 작가가 자신의 책을 두 권이나 선물로 보내주었습니다. 저자 구매 방법으로 택배를 보냈기 때문에 저자 사인이 없더라고요. 빈 종이에 사인해서 사진으로 보내라고 요구(?) 했더니 즉시 제 마음을 알아주었습니다. 사진을 출력해서 책에 붙여봅니다. 혼자 실실 웃었습니다. 받는 기쁨도 크구나 느꼈습니다.
책을 선물하는 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저자까지 모두 유익합니다. 이웃 여러분!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선물을 고민하고 계십니까? 이왕이면 책을 선물하십시오. 베스트셀러 작가 책은 알아서 잘 팔립니다. 이왕이면 초보 작가의 책 진정성이 느껴지는 우리 이야기를 선물로 준비하시면 어떨까요?
참고로 <조금 다른 인생을 위한 프로젝트>, <여자, 매력적인 엄마 되는 법> 백작 책도 서점에 있습니다. 미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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