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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내기

by 김영웅

나는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설 때마다 나는 많은 후회와 자책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게 될 때가 많다. 모든 게 다 나 때문인 것 같고, 나만 그러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에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멍한 상태가 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순간들, 드러낼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일상들, 자주 권태와 나태로 빠지기도 해서 현재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기도 하던 순간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 소중한 순간들. 그 순간들을 나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모두 놓쳐 버리거나 왜곡시켜 버렸던 과거가 망령처럼 되살아나 나를 잠식시킨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과연 내가 선택했던 것들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두 번째 질문 앞에서 나는 다시 할 말을 잃는다. 미래를 알고 돌아간 과거는 답을 알고 푸는 문제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현재다. 허투루 보냈던 과거를 힘들지만 끌어안고 오늘을, 지금, 여기를 살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매일 주어진 상황에서 해야만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이 방법만이 지금, 여기를 살아내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과거를 돌이킬 수는 없으므로 현재를 살아내는 것. 이렇게 하더라도 미래의 어느 날 오늘을 돌아보면 또다시 후회와 자책을 할 테지만, 그래도 과거보단 덜 할 수 있으리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쉽지만 이것밖에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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