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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 Marine Jun 17. 2021

나의 동료는 이기적이기를 자처했다

#. 55번째 이야기


스스로 이기적인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쁜 업무를 마치고 다시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적은 메모장을 꺼냈습니다. 치열한 업무시간에도 그간 제가 바라보았던 직장인들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동료의 심리적인 상황과 연결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회생활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뤄지는 관계입니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끼리 크고 작은 충돌과 마찰이 있기 마련이죠. 직장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상처를 받고, 화를 낸다면 그야말로 스트레스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릅니다. 검색창에 직장상사라는 키워드만 쳐봐도, “직장상사를 죽이는 7가지 방법”, “직장상사 살인 보고서” 등 무시무시한 연관검색어가 같이 등장하는 것 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인간관계는 = 직장생활이라는 공식이 맞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직무 스트레스보다는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이 너무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종종 일을 하다 보면 상하 관계나 수평적인 관계에서 어려움에 맞닥뜨리거나 상처를 받는 일이 다반사겠죠? 얼마 전 우연히 컴피티션 마감 후 옆 팀에서 함께 일했던 부장님과 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같은 본부 옆 팀이었지만 인사이동 때 신규 부서로 팀을 옮겼고, 이동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부서에 적응 중인 상황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장님께서 깊은 한 숨을 들이마시고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부장님 : 장 차장~ 같이 일하는 관리자(담당 임원)와 업무적인 영역이 겹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상당히 혼란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휴~

Redmarine : 사람이 하는 일 이니까요~ 서로 스타일을 잘 모르니 일보다는 사람을 먼저 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지내다 보면 서로 추구하는 일 스타일에 적응하시지 않을까요? 조급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잘 해내실 거잖아요!! 

서로 주거니 받거니 고민과 위로의 말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위치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듣고 있자니 머지않은 제 상황 같기도 하여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어떤 직위를 망라하고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는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갖는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제가 바라본 부장님은 우리가 흔히 아는 "YES"맨이었습니다.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과의 논쟁을 확전 하지 않고 수긍하며 맞춰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상대방을 많이 이해하고 배려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당한 거절이나, 조금은 부당한 업무지시에도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해 속앓이를 자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생각보다 고민을 하는 주변 동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선배님이시기에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일 밖에 해드릴 일은 없지만 자주 시간을 내어 속 마음을 쏟아내게 해 주며 동료의 눈으로 보는 사회와 인간관계의 또 다른 시각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상황에서 당찬 포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나 이제 좀 이기적이려고 노력할 거야.
왜 나한테 착한 사람 코스프레 그만하라고 할까?

진심 어린 마음으로 누군가를 대하지만 부장님을 평가하는 임원분들과 만나면 심심치 않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습니다. "착한 사람 코스프레"라는 말도 처음에는 참 생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아한 생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Redmarine : 그저 자기가 가지는 올바른 방식의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 일뿐인데, 왜 이기적으로 변해야 해요? 착한 사람 코스프레가 아니고 그저 동료를 대하는 진실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잖아요? 굳이 윗분들의 말을 듣고 변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각자의 스타일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부장님 : 나도 이제 관리자로 가야 하니까 그런 성격도 갖춰야 맺고 끝음도 확실해지고 무엇보다 내가 일단 상사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을 거 같아서. 


사실 어느 정도 부장님이 처해있는 상황과 답답한 마음을 보았을 때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구나 자신이 가지는 많은 성향이 있잖아요. 어떤 행동을 지시하여 움직일 때 그게 이기적일 수 있고, 반대로 이타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이 좀 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 본능에 충실한 성향을 내뿜는다는 것이죠. 그러한 의미로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말을 한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야기를 그렇게 한다고 한 들 사람의 본성이 쉽게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열심히 그 이기적이기로 한 결정에 열렬히 응원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각자의 삶이 중요하듯 관대함과 이기심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지만, 지금 부장님에게는 먼저 자신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을 무시한 채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기적 이도록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습니다.



Note

직장인들은 때론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때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로 인해 좀 더 자기 자신이 선택한 조직을 고려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건강한 이기적인 것은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적이어야 하는 분명한 목표가 흐려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모두가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마치고 워라밸을 지키며 더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면 서로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기적인 것이라면 어떻게 보면 좋은 시너지가 생길 수 도 있겠다 라고 생각해봤던 하루였습니다. 나에게 좀 더 집중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한 번쯤 꼭 생각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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