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주 미운데 고마운 사람
흠,,,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하나
뭘 생각이 너무 거창해서 시작하는게 늘 어렵다. 지금도 무슨 얘기부터 써야할지, 어디까지 말하면 좋을지 고민이다. 뭔가 큰 변화가 있다면 사랑따라 영국에 와버렸다. 영국에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고 다사다난했는데 아마 그 얘기까지 다쓰면 2023년 글소재 떨어질 일은 없겠군.
아무튼 지금은 영국 아주아주 작은 도시에 살고 있다. 나의 영국 방문은 2015년 1월, 2018년 12월, 2021년 12월 그리고 2022년 11월 이곳에 정착했다. 영국여행 비추천 시기가 겨울인데 난 늘 겨울에 영국에 다녀가서 그런가. 영국에 대한 낭만이 없었고, 지금도 영국에 사는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애슐리는 겨울이 끝나면 영국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늘 말한다. 그럼 나도 영국을 좋아하게 될거라고 말이다. 최악의 계절에만 영국을 봐서 그럴거라고. 정말 겨울이 끝나고 날이 따뜻해지면 나도 영국을 좋아할 수 있을까?
요즘 우리의 대화주제는 나의 행복이다. 어디서 살면 내 기분이 그래도 나아질 수 있는지, 뭘하면 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한다고 다 해결되는건 아니지만 그래서 속풀이를 위해 대화한다.
어찌됐든 저찌됐든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한다 것을 안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나 힘들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나를 영국으로 이끈 애슐리가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테지만, 나를 영국으로 오게 만든 장본인이라 가끔 자주 미울 때가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성질부리지만 다 참아주고 챙겨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동안엔 고마운걸 이렇게 잘 아는데 도대체 왜 얼굴 맞대고 앉아있으면 또 짜증을 부리는걸까. 증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