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고시를 준비한지 두달 반 정도가 지나고 있다.
하루 열 시간씩 도서관에 출근하며 매일 공부를 하는데
쉼 없이 달려오니 때로 지칠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몸이 스트레스 받는 걸 잘 모르는 성격인데,
나는 스트레스라고 생각지 않았던 부분에서
친구들은 "그거 스트레스야" 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일례로 어제는, 가뜩이나 공부량도 많고
어려운 개념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친구 두놈한테 전화가 그렇게 오는거다.
부재중 다섯통이 찍혀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짜증이 나더라.
오랜만에 연락하는 친구가 아니라,
그 전날 연락했던 놈들이라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대충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었고
나는 지금 죽어라 공부하고 있는데
별 시덥잖은 일로 그렇게 전화를 해댄다는 것이
마음에 거슬리고 짜증이 난 것 같다.
공부를 하다보면 예민해지는 날이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조금 무딘 편이라 생각했는데
내게도 이런 부분이 있었는지
앞으로 공부할 땐 핸드폰을 꺼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치과 공부를 7년만에 다시 하는 중이다.
많이 잊어버렸고, 어려운 개념들을 다시 이해시키느라
머리가 지끈거리는 날이 많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옆에 놓인 피터슨을 찾게된다.
피터슨 교수는 내가 다시 치과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어 준 요소 중 1순위를 차지한다.
그의 수많은 강의와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것이 무척이나 많고, 깨닫는 것을 넘어 자리에 앉은 채로 전율하는 날도 많이 있다.
인생의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일과, 왜 우리의 삶에서
'최고선'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립시켜 주었다. 또한 왜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지, 왜 삶의 의미를 추구해야 하는지, 나의 내면엔 '선'만 있는 것도 아니요, '악'만 있는 것도 아닌 선악이 함께 공존해 있고, 어떤 날은 선이 튀어나오고 어떤 날은 악이 튀어나올 수 있는 존재라는 것. 나의 이 속성을 잘 살피지 않는다면 웅크리고 있던 '악'은 언제든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 그 '악'의 형태를 띄지 않기 위해선
의도적으로 노력하며 '선'을 행해야 한다는 것.
그 의식적 '선'을 행하며 노력할 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조금 더 이로워질 수 있을 것-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우리의 세상은 혐오와 반대, 증오를 넘어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터슨은 말한다.
그동안 조각조각 둥둥 떠다니던 내 내면의 개념들을
하나로 모아, 하나의 목표와 방향, 의미와 본질로 만들어 주는 것이 내가 피터슨 교수에게 얻는 모든 것이었다.
치과를 다시 공부하며 늘 생각하는 것은,
나는 '어떤 치과의사가 될 것인가' 인데,
단순 나의 편의와, 물질적 풍요로움'만'을 생각하는
그런 의사는 절대 되고 싶지 않다.
그 너머에 있는 가치를 쫓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너머에 있는 가치는 피터슨의 말로,
'세상을 좀 더 이롭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의지의 표현'
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피터슨을 찾는다.
저 먼 땅, 지구 반대 편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 백인 교수에게서
인생의 의미를 배우고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는 법을 배운다.
"이런 추론 끝에 나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도덕률을 정리할 수 있었다. 높은 목표를 지향하라. 주의하고 집중하라. 고칠 수 있는 것이면 고쳐라. 현재의 지식에 교만하지 말라. 겸손한 마음을 가져라. 전체주의적 자만심은 무자비와 억압, 고문과 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의 부족함을 정확하게 인지하라. 나의 내면에 감추어진 비겁함과 악의, 원한과 증오를 인정하라. 남을 비판하기 전에, 세상의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기 전에 나의 잔혹한 심성을 살펴라. 어쩌면 세상이 잘못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거짓말하지 말라.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하지 말라. 거짓말은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나치와 공산주의의 거짓말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