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papa Aug 25. 2020

절대 평가가 정말 필요한가?

부제 : 누군가에겐 필요 없을 수도 있을 텐데...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절대평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요즘 기업에서 너도 나도 절대 평가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그동안 상대평가에 지쳐 있었을지도 모른다. 상대평가를 운영해왔던 기업들은 성과관리의 많은 문제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고, 지금 절대평가가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상대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절대평가를 도입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절대평가는 지금 많은 한국기업들이 안고 있는 상대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인가?

현재 많은 기업들이 성과관리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상대평가로 인한 제도적인 측면에서 기인한 것인가?


절대평가 도입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우리 회사의 모습을 보자.


우리 회사의 성과관리 이슈가 상대평가 제도에 의한 제도적인 문제인가? 아니면, 이를 운영하는 사람의 역량 문제인가?

모르긴 해도 대부분의 문제는 운영의 이슈일 것이다. 평가자가 성과관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성과에 대한 코칭 역량, 관리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지, 제도적인 문제가 아닐 것이다.

회사에서 성과관리의 가장 큰 이슈는 공정성 이슈 일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은 회사마다 인사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일 텐데, 과연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반대로 공정성이 낮다고 하는 이유는 무얼까?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아마도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일 테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낮은 평가를 받은 사람일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좋은 평가를 주면 될까? 그래서 절대평가를 도입하여 평가를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라는 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이라는 것은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제도가 아닌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달려 있다. 서로 논의를 통해 성과를 합의하고 이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렇다면 개선될 수 있을 문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절대평가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혹시 있는가? 그렇다면 당장 멈추고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절대평가는 왜 도입하는가?

평가제도를 운영할 때 있어서 절대평가를 도입할지 말지는 회사가 직원을 바라보는 관점에 달려있다. 

예를 들면, 회사가 비즈니스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모습이 조직 내 경쟁을 통해서 좀 더 높은 효율성, 생산성을 요구한다면 절대평가보다는 지금의 상대평가가 더 적합하다. 즉, 그들은 유사,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목표 수행을 위해서 달려가는 동일한 기계부품이라면 누가 더 많이 만들어내고, 누가 더 많이 비용을 절감하는지에 대해서 경쟁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마치 경마장에서 경마들이 서로 목적지를 향해 달리듯이...

반대로, 경쟁보다는 구성원 간의 협업을 통해서 톱니바퀴처럼 유연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조직이라면 절대평가가 더 적합할 것이다. 톱니바퀴에서는 지름이 큰 톱니와 지름이 중간 사이즈, 작은 사이즈의 톱니바퀴들이 서로 이를 맞물리면서 돌아간다. 그래서 어떠한 동력 장치라든지, 시게라든지 하는 성과물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톱니바퀴의 사이즈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동안 회전수는 다 다르다. 이 중에서 더 많이 돌아간 톱니바퀴에게 더 좋은 평가를 주는 건 합리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각각의 역할을, 성과를,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래서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회사가 직원에게 경쟁보다는 협업을, 생산성보다는 창의성,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개인별로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여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상대평가보다는 각각의 개인 역할에 대해서 평가하는 절대평가를 도입하여 운영하게 된다. MS, 구글 등 IT기업에서 많이 절대평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다. 창의성, 혁신을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동일한 생각, 동일한 역할을 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난 역할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경우, 동료 간에 비교를 하여 평가를 하는 상대평가보다는 개개인의 능력과 역할, 성과에 대해서 각각 별도로 평가를 하는 절대평가가 더 타당하다. 


우리가 지금 절대평가를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가 평가 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비즈니스 전략상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모습이 혁신, 창의, 협업 등의 가치인가?

작가의 이전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H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