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기다리는 이유
주말인데 딱히 약속도 없고 해서 드라마 몰아보기 했다.
뭘 볼까 하다가 넷플릭스를 켰는데 더 에이트 쇼라는 완결 드라마가 있었다. 오늘 오전 9시쯤에 보기 시작해서 오후 4시 30분쯤 완결 봤다. 8부작이라 하루 만에 보기 좋았다.
내용은 스포가 될 것 같아 그냥 간략하게 줄거리만 적자면 돈을 가지고 싸우는 인간 군상극이다. 처음엔 8명이 협력해서 적당한 금액까지 벌고 끝내려 했지만, 개인들의 욕심으로 인해 배신과 권모술수가 넘치는 지옥 같은 이야기.. 다 보고 나니 만약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지독하게 돈을 따기 위해 배신했을까? 아니면 적당하게 돈 벌고 나올 생각 했을까? 내 성격이라면 후자를 선택했을 것 같다. 만약 당장 내 통장에 1000조가 생긴다고 한다면 어떻게 써야 할지부터 고민부터 심각하게 들것이고, 내가 죽을 때까지 쓸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나라면 1000조에서 계획적인 소비로 집이나 차를 사고 어떻게 하면 더 늘릴 수 있지 생각하며 금 투자를 할 것 같다.) 나를 따뜻하게 해 줄 돈.. 나를 웃기고 울리네.
필자는 휴식할 때 영상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다. 제작비만 몇 억씩 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고, 감성 젖는 달달한 사랑 드라마도 좋고,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과장된 연출을 보는 맛이 일품인 애니메이션도 좋다.
새로운 창작물들을 보면서 신선한 생각과 경험을 통해 도파민 뿜뿜. 방출한다. 창작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작가의 세계관을 엿보는 행동이기도 하다. 내 뇌가 늙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그래서 오랜 시간 작가, 즉 창작자 활동 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인물, 새로운 대사를 창조해야하니까. 물론 나 또한 브런치에서 투고하면서 다양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잘 포장해서 독자들에게 선물로 보여 주려고 한다.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쓸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사람의 생각은 얼추 비슷하고, 태양 아래 새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자면
개인적으로 몰아보기보다는 예전 TV에서 보던 것처럼 시간 내서 한 화씩 보는 걸 선호한다.
몰아보기 하면 시간이 너무 킬링 타임 되는 측면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하는 것, 게임을 워낙 좋아하는 게이머로서 비율을 5:5로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TV로 월화 수목 오후 10시드라마 이렇게 시간 기다려서 보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콘텐츠 소모보다는 음미하면서 보는 게 좋다. 세계관에 흠뻑 젖어서 오롯이 집중하는 게 좋다.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집중도가 떨어진다.
요즘은 1시간 넘는 영화, 드라마 보단 30분 집중하면 되는 TVA가 좋다. 오프닝 엔딩 제외 하면 20분 정도.
일본 애니메이션은 분기별로 신작이 나오는데 예전에 분기별 애니메이션 리스트를 보고 그림체나 끌리는 제목이면 봤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 애니에 관심 있지는 않다. 아무튼 단톡방에서 친구들이 "이거 재미있네" 하면 찾아보고 마음에 들면 본다. 현재 방영하는 애니면 더욱 좋다.
방영하는 애니가 좋은 이유는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나의 원동력이 된다. 완결 애니는 어차피 내가 지금 보든 나중에 보든 시간만 쓰면 다 볼 수 있지만 방영 애니는 만약 내가 일주일, 아니 하루 사는 게 힘들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아 맞다. 이거 다음 주에 하잖아. 좋은 생각 하자"라는 궁금함과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꿔서 내일을 살아가는 나에게 미소를 선사한다.
완결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는 OTT의 시대지만, 나는 구시대의 유물로 어릴 때 TV 앞에 앉아 투니버스 방영 애니를 보던 그 맛을 간직한, 예나 지금이나 30분 투자하는 애니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