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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쓰북 Jul 21. 2022

7. 칭찬과 함께 찾아온 행운

뜻밖의 좋은 일이 계속 따라왔다

그리고 신기하게 금주의 칭찬직원이 된 이후로도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 회사의 기획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하고 싶었던 일과 관련한 조직을 새로 신설하고자 하는데 합류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당시 조직을 새로 만들면서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있거나 전공이 비슷한 사람들에게 제안을 했고, 나는 후자에 속해서 연락을 받은 것이다.

마침 회사에서 팀을 변경하는 선택도 언젠가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이렇게 연락이 먼저 올 줄은 몰랐다. 사실 무척 드문 일이 맞기도 했다.

그래서 OK 했고, 다행히 결격 사유 없이 새 팀 구성원에 합류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어 한 달의 업무 정리 기간을 보낸 후에 새로운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팀에 합류하고 나서 알게 되었던 비하인드가 있다.

팀을 옮긴 초반에 전략팀에 계신 대리님과 우연하게 티타임을 할 시간이 있었다. 새 팀에 잘 적응하고 있냐는 안부인사를 건넨 대리님은 내가 몰랐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새 팀을 만들 당시에 나름의 후보군을 구성해 차례로 연락을 돌렸었는데, 나의 경우는 전공이 비슷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당연히 있었지만 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미 관련 프로젝트를 경험하셨지만 원래 소속팀에서 보내주지 않아 옮기지 못한 분이 계신데, 자신을 대신해 꼭 갔으면 좋겠다는 사람으로 나를 강력하게 추천하셨다고 했다.

깜짝 놀라서 추천해주신 분의 성함을 물어봤다.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업무 문의로 자주 연락이 왔던 분 중 하나였다.

평소 연락을 자주 하면서 친분이 생겼고, 도움을 받았으니 차라도 한잔 사주시겠다는 말에 감사하며 티타임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 어쩌다 보니 직무 고민을 말씀드린 적이 있었고, 그때 그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셨는데 그게 이렇게 연결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팀을 옮긴 이후에는 다시 신입으로 돌아간 것처럼 적응하느라 바빴다. 근무지도 바뀌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바뀌었으니까.

가장 빠르게 적응해야 했던 부분은 현실적으로 새로운 팀장님이었다. 이전 팀의 경우 총원 30명에 가까웠지만, 옮긴 팀은 총원 10명이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조직이었다.

그랬기에 이전에는 많지 않았던 팀장님과 소통해야 하는 시간이 늘었던 상황이라 그게 은근히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런데 부담스러웠던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신기하게도 팀장님이 나를 굉장히 좋게 평가하고 있고, 신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사하기도 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나와 팀장님은 새 팀에서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었을까.


어느 날 야근하며 팀장님과 저녁을 먹었을 때 궁금했던 부분을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팀장님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빨리 물어봤어도 됐다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셨다.

팀이 신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팀장님도 구성원들이 궁금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예비 팀원들에 관해 직접 알아보시기도 하고 주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도 열심히 들으셨다.

그때 나에 관해서는 칭찬 게시판에 글이 올라온 것도 보셨고, 다른 분들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다고 했다.

또 팀을 옮기기 전에 이전 팀의 팀장님과도 통화를 나누셨는데 이때 나를 보내는 걸 무척 아쉬워하시면서 언제든 힘들어하면 다시 데려갈 테니 부디 잘 챙겨달라고 부탁하시는 말씀도 무척 놀라우셨다고 한다.

(회사에서 새 팀을 구성할 때 기존 팀의 사람들을 데려가는 일 자체를 팀장 입장에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쉬움이 없는(?) 사람들을 보내려고 하는 경향도 있는데, 이전 팀장님은 그러지 않으셨던 거다.)


그저 가볍게 생각했던 칭찬이 회사 안에서 씨앗처럼 퍼져 자라면서 연결된 일들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겸손하게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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