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 : 왜 자꾸 1년에 한 번씩만 글을 쓰는데!
나름 바쁘게 보낸 2024년이다.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말정말 바삐 보냈고, 글 쓸 여유가 없었다.
연말을 기념하여 올해를 돌아보고자 한다.
3개월만의 퇴사.
이전 회사를 5월 1일 부로 마무리했다.
엥? 갑자기?
1. 첫 직무 전환
2. 첫 도메인 전환
3. 매력적인 비전과 BM
4. 더 매력적인 업무환경과 처우
이 4가지 때문에 다른 채용과정을 중단하고 갔으면서? 왜?
분명 난 좋았고,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얻었다.
스크럼부터 와이어프레이밍, 커뮤니케이션, 제휴협업까지 정말 쉼없이 달렸고
실제 PM으로서는 부족했다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최선을 다했다.
어쩌면 가장 큰 또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그 사건이 없었다면,
이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아득바득 살았을거다.
부족했기에 더 배워서 성장하려고 했을 것이다.
음, 일단 PM을 포기한 건 아니다.
미리 말하자면, 난 지금 B2B SaaS 위주 리드PM으로 일하고 있다.
퇴사는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봄내음 가득한 3월, 친구가 이사를 했다기에 집들이를 갔다.
근데 그 인근이 내 마음에 들었다.
집 구조, 인프라, 모든 게 내가 바래왔던 삶을 이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위치는 서울이 아니다.
"청주 오창", 과학산업단지로 발전하고 있고, 그 주변은 신혼부부들이 많은 아파트 단지다.
스타트업을 전전하며 살던 내게 그 주변은 교통적으로도 어려운 곳이었다.
1달동안 고심한 끝에, 결심했다.
집을 사자!
4월 10일, 내가 지금껏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집 계약을 했다.
그리고 5월 1일, 좋은 기회로 집을 얻게 되었으나 출퇴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진퇴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그 기업에서의 일은 보람차고 성장으로 가득했기에, 왠만한 이유로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
마침 내가 살던 곳도 전세 만기가 다가왔고(5월 14일), 집 계약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짧았지만 성장이 가득한 3개월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나는 입주일인 6월 14일 전까지 본가로 내려갔다.
본가에 살면서, 솔직히 정말 많이 놀았다.
물론, 마냥 흥청망청 놀지는 않았다.
집을 사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유지비용이나 생계를 살 필요가 있으니까.
그래서 창업을 생각했다.
마침 내가 생각했던 창업 아이템도 있고,
내가 가는 청주에 마침 내 뜻을 함께 할 지인들이 있었기에 도전을 함께 했다.
여기저기 놀러다니면서 창업 준비도 했다.
아쉽지만, 창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입주까지 약 이주일을 앞두고, 법인 설립을 하는 과정에 여러 이슈로 인해 창업 지원을 그만두었다.
(사업에 대한 비전 및 방향의 불확실성, 재무, 서비스 개발일정 연기 등)
그때부터 막막하기 시작했다.
뭐 해먹고 살지? 이사갈 수 있을까? 가면 어떻게 일하지?
막막하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 이미 집 계약은 완료되었고, 대출 신청도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사X인, 잡X리아, 원X드, 알X천국 등 이런저런 취업 플랫폼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배X커넥X를 통해 배달 알바도 생각했다.
시간은 야속하게 흘렀고, 입주를 했다.
그래도 참 사람이라는 게 어떻게든 살아지더라.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했다.
내가 일하게 된 곳은 LLM(Large Language Model) 스타트업이다.
예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사업을 따오고 B2B 대상으로 LLM 기반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2년차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던 내게 AI는 Next Generation이고,
특히 그 분야에서의 PM은 또 새로운 챌린지였다.
대표님 또한 해당 분야에서 꽤 많은 사업적 성과를 이루기도 했고,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개인으로도 성장할 수 있지만, 회사적으로도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우 또한 꽤 괜찮았다.
근무지가 대전이기 때문에 집과의 거리는 차타고 약 50분~1시간 정도 걸렸지만 자유롭게 재택이 가능했고
기존 연봉보다 적게 받지만 PM으로서의 경력을 감안하여 충분히 납득되는 연봉이었으며
무엇보다 '업무효율성'을 강조하여 직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는 곳이기에
난 마다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여기서 PM으로 일하게 되었다.
PM(Product Manager)은 사실 PM(Project Manager)과는 다르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두 사이를 혼재하여 사용하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굳이 나누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공통점
- 하나의 프로젝트에 대해 시작부터 종료까지의 전체 과정을 책임진다.
- 협의된 요구사항 및 일정에 맞춰 프로젝트를 무사히 오픈하는 데 힘쓴다.
차이점
Product Manager
- 문제를 발견하고, 피드백 및 분석을 통해 우리 프로덕트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자
Project Manager
- 프로덕트에 도출되는 개선점이 잘 반영되도록 프로젝트를 조율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
우리 회사에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우리 프로덕트 내 크고 작은 프로젝트도 있고, 외부에서 받아오는 전혀 다른 프로젝트도 있다.
PM과 PM, 두 직무를 명확히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여기서 하나의 의견이 도출된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것이 "프로덕트"라면 Product Manager로서, "프로젝트"라면 Project Manager로서
유연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
즉, 어떤 PM이든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7월 1일 부로 지금까지 리드 PM으로서 일을 하고 있다.
가끔 회사에 정부사업이 온다면 정부사업 PM으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서비스 PM으로, 심지어 사내 조직문화 관리를 위해 조직문화 개선 PM으로 일하고 있다.
정부사업도, 조직문화 관리도 사실은 처음 직접적으로 관리해보지만, 그래도 봐왔던 것이 꽤 있다.
스타트업을 전전하며 얻어왔던 경험들이 허투루 되지는 않으니, 그 십중백을 활용하고 있다.
그랬더니 한 번은 부산 출장을 다녀오면서, 차 안에서 대표님께 이런 소리를 들었다.
"너무 관리 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내 명함에서 직무는 Project Manager로 되어 있다.
그렇다고 내가 Product Manager가 아닌가? 라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다.
데이터분석가라는 꿈이 새내기 교육 PM이 되고, 이를 넘어 서비스 PM, 그리고 지금의 리드 PM이 되기까지.
경남에서 서울 상경, 그리고 대전까지.
교육에서 정책, 금융까지.
이 매거진에서 언급한 지난 6년 간 나는 참 다양하게 변화했다.
그 때마다 당연히 크고 작은 실수도 해왔고, 크고 작은 실패도 맛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별 게 없다.
그저, PM으로서 변화에 이겨가고 있기 때문.
시간이 지나면 내 일이, 내 일터가, 내 생활이, 트렌드가, 또는 세상 자체가 크고 작게 바뀐다.
그 변화는 누구나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혹은 천천히 다가올 수도 있다.
말그대로 "예측할 수 없다."
당연하게도, 우린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그게, 변화를 이기는 법이지 않을까?
이제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도전할 직장과 의지가 있다.
30살이라는 나이에 이 모든 것을 갖추게 된 그 자체가 내게 있어 행운이자 축복인 듯 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는 못한다.
큰 대출이 있기도 하고, 집과 차 유지를 위해 매달 통장에 월급이 스쳐지나간다.
다른 친구들은 결혼하고 애도 있는데, 난 연애도 안(못)하고 있다.
대출 상환, 연애와 결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게 다음 챌린지일 것 같다.
이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될 일인가.
삶이라는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충분한 돈과 재능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 이제, 그래야지.
좀 더 시도하고 도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