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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achyoo Jul 27. 2020

부재는 고결하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것은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엄마라면, 어땠을까?


이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이제는 그녀가 막연히 보고싶다기보다

엄마의 부재가 부재로 남아있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짙게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엄마는 사랑을 헌신으로 보여준 사람이었기에,

그래서 그곳에 그대로 남아있을테니

지금의 엄마라면, 예전과 같았을 것이다.


고결하게 부재하고 있는 나의 엄마.

 

내 기억에 엄마는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고,

아빠가 쓰지않는 고무 커버 다이어리에 깨알같이 성경 필사를 하곤 했다.

잠결에 눈을 뜨면, 불도 켜지 않고 우리들 머리 맡에 앉아

아빠의 낡은 양복감으로 멜빵 치마와 바지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엄마의 행동은 다 우리를 향해 있었다.

그래서 엄마의 침묵은 내게 고독한 적이 없었다.

지금의 엄마라면, 침착하게 우리를 향했겠지.


고고하게 침묵하고 있는 나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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