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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효 Apr 02. 2023

MBTI는 J, 통제광의 미니멀라이프 3

욕심도 집착도 비워갑니다

 화장품의 경우 부피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으나 신제품이 나왔다고 혹은 그냥 지나가다가 하나, 둘 사다 보면 화장대가 꽉 차 버린다.


 이전에는 기초제품만 6개를 바를 정도로 화장품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제는 겨울철엔 스킨, 크림 두 가지, 나머지 계절에는 크림만 사용한다. 건성 피부임에도 기초 제품 2개면 충분히 촉촉하다.


 같은 종류의 화장품은 한 번에 여러 개 사두 지 않는다. 립스틱도 아이라이너도 딱 하나씩만 쓰고 다 쓴 후에 새 제품을 구입한다.


 이렇게 하면 유통기한 내에 제품을 다 쓸 수 있고 화장대에 어지럽게 화장품을 늘어놓지 않게 된다. 사용할 화장품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사용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화장품을 예시로 들었지만 모든 생활용품이 마찬가지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사서 쓴다면 수납장의 빈 공간이 점점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집으로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는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알림으로 변경해 두고 불필요한 서류는 바로바로 버린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서류철을 점검하여 필요 없어진 문서는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수납공간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수납공간이 생기면 무언가 채워 넣고 싶어 진다. 물건을 비운 뒤 공간이 생기면 그곳을 채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새로운 수납상자나 서랍 등을 들이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을 읽으면 좋은 자극이 된다. 그동안 20여 권의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을 읽었는데 비우는 것에 지칠 때쯤 읽으면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샘솟아 비우기를 지속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한 때는 물건으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던 때가 있었다. 남들이 가진 멋진 것들이 탐났고 그걸 가져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아직도 이런 생각을 다 버리진 못했지만, 물건을 정리하면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물건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갖고 싶었던 물건을 구별할 수 있는 눈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


 이제는 물건을 구입하는 데에서 예전만큼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무소유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비움을 통해 꼭 필요하고 좋아하는 물건들만 남겨 아끼면서 오래 사용하여, 물건을 사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


 언젠가 모든 짐을 배낭 하나에 담아 훌쩍 떠날 수 있을 때까지 물건도, 물건에 대한 내 욕심과 집착도 비우고 또 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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