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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효 Apr 23. 2023

꼰대를 위한 변명 2

아직 30대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 레트로는 항상 유행했다. 2000년대 후반 경, ‘세시봉’이라는 타이틀로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등 1960~1970년대에 인기를 얻었던 포크 가수들이 미디어에 자주 등장했다.


 2010년 초, 중반에는 1988, 1994, 1997년을 배경으로 한 ‘응답하라’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와 함께 당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에서는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라는 타이틀로 1990년대 인기가수와 1세대 아이돌들을 등장시켰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1990년대 가수들이 학창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는 이유로 각종 예능에 출연해 몇 년 간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옷도, 음식점 인테리어도 레트로를 콘셉트로 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처럼 레트로가 유행하는 이유는 경제력 있는 30~50대가 젊은 시절 즐기던 문화를 다시 찾기 때문으로, 이들은 더 이상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가 없기에 옛것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니 꼰대들이 젊은 시절 새로운 문화를 즐긴 것처럼 지금의 젊은이들 역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향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MZ의 문화와 사고방식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 일 것이다.     


 자신의 전성기만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느새 꼰대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꼰대들은 여기저기서 욕을 먹기 일쑤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치열하게 살다 보니 내 안의 저장 공간이 꽉 차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꼰대들은 본인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MZ세대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MZ세대들도 언젠가 용량 초과가 될 것임을 알고 꼰대의 방식을 ‘다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약간의 관용과 미덕을 베풀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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