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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Jun 07. 2020

주거 침입

개미집 이외에 개미가 주로 거주하는 곳이라 하면
지구. 길 가다 보이는 높은 벤치의자. 갈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그저 보이기에 열심히 올라와 보면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암홀이 숭숭 나있는 그런 오 차선 도로와 같은 그 큰길.

구멍에 빠지기보다는 구멍 옆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 길을 내려갔다 올라갔다 열심히 전진만 하다가
나라는 큰 조형물을 만나 잠시 멈칫하지만

그게 뭐 대수냐 하며 다시 전진 또 전진

그 모습을 보는 나는 주거 침입자. 어물쩡한 자세로 이리저리 몸을 구기다가 움직이는 거대한 주거 침입자가 되어가는 중

멈칫 또 전진 멈칫 또 전진하는 개미가 불쌍하다가
한심하다가 결국엔 부러워하다가 큰 손가락으로 튕겨낼까 고민하다가 멈칫하는데

개미는 다가오는 큰 그림자에 멈칫하다가 다시 또 전진 주거 침입자의 몸을 타고 올라오다가 멈칫하다가 계속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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