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을 따라간 모험가의 종착지에는 그저 까만 어둠만이 드리워져 있을 뿐이었다. 작은 빛을 이정표 삼아 정상에 다다른 순간 그의 발은 멈추어 섰고 시선은 멍하니 하늘을 향했다. 고된 순간을 이겨낸 결과는 생각보다 고요하고 잔잔할 뿐이었다.
끝에 다다르고 나면 지난날의 고생길이 단지 추억으로 남을 뿐인 것인가. 죽기 살기로 땀과 피를 쏟으며 달려왔던 순간들은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여겨질 만큼 의미 없는 것일까. 하지만 고요한 잠을 청하는 순간이 되면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 허무한 결과를 위해서 그런 과정을 겪어야 했을까’라는 질문이 이제는 어리석게 여겨질 만큼 과정이 곧 결과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그 모험가는 매번 과정이라는 결과를 즐기고 또 견디어 나간다. 그 끝에 무엇이 있더라도, 아니 아무것도 없더라도, 걸어갔던 그 모든 과정이 이미 결과라는 사실을. 그렇게 모든 순간에 의미를 담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