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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점코치 모니카 Aug 22. 2023

김종서의 재발견

끊임없이 진화하는 최상화 강점

휴가 때 친정에서 정말 오랜만에 복면가왕을 봤다.


요즘 가수들을 잘 모르니

가면의 주인공을 절대 알아맞힐 수 없는 나인데~


"어! 누군지 알겠다!"


몇 주째 가왕이라는데

시그니쳐 창법이 딱 김종서 였다.


놀라운 점은 내가 초등학생 시절 들었던 최고 전성기 때 김종서 보다 

30년이 지난 2023년 복면가왕 무대에서의 김종서가 노래를 더 잘하더라는 것.


환갑은 되었을텐데

여전히 커리어하이를 찍다니ㅎㄷㄷ


언젠가 김종서가 성악을 배우고 보컬레슨을 받는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레전드 로커로 인정받는 사람이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배우고 훈련하고 연습한다니.


설령 "내가 낸데~~~"라고 꼰대 짓을 한다해도 

김종서 정도 되면 누구나 "그럴 수 있지~." 라고 인정할 수 있는 위치이고 나이 아닌가?


보컬레슨을 '하'는 게 아니고 '받'는다니

attitude 도 레전드라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말로 김종서는 여전히 진화 중이었다.


김종서는 진화 중


복면가왕을 보고 유튜브로 김종서 노래를 들어보았다.

김종서를 한번도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 그의 히트곡을 내가 모두 외우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pRKqQqHRGGI  <<출처 링크

서태지와 아이들 '환상 속에 그대' 첫 소절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바로 뒤로

앜!아~~~~~오 오우~~~~~

라는 코러스가 나오는데

그게 김종서란 걸 알고 난 뒤

언니랑 그 부분 따라하며 엄청 웃었던 잼민이에 불과했는데ㅋㅋ


서태지와 아이들->에쵸티->지오디를 보려고 가요톱텐과 뮤직뱅크를 보면 중간에 항상 김종서도 나와서 나도 모르게 그의 노래가 스며들었던 것 같다.


가사 의미도 하나도 몰랐던 꼬맹이 때 들었던 노래들이 어떻게 기억 속에 이렇게 오래도록 저장되어있는지 노래라는 건 참 신기하다.


마흔이 넘어 듣는 김종서의 노래는 가사가 어찌나 주옥같은지ㅋ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눈을 기증하고 자신은 하늘나라로 가면서 연인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하고

노래 속에 이렇게 섬세한 드라마들이 담겨있었구나.

하나 같이 명곡들이다.


59세인 것 같은데

김종서는 목소리도 외모도 패션센스도 전혀 녹슬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지금이 최상이다.


박진영이 환갑 때 자기 생애 춤을 제일 잘 추는 경지에 오르는게 목표라고 했는데

김종서가 환갑에 자신의 필살기를 가장 빛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먼저 보여줬다.


이런 김종서에게도 긴긴 슬럼프가 있었다고 한다.

솔로 첫 앨범을 낸 후 6년동안 스트레이트로 매년 정규앨범을 냈는데 뒤로 갈수록 대중의 관심에서 자신이 멀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단다. 


2000년 이 후 가요계 트렌드도 바뀌면서 오랜 기간 새 앨범을 내지 않았다.


노래를 안 하니 갈수록 목소리는 더 안 나오고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성악공부를 시작하고 보컬레슨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지금도 성악공부는 여전히 ing


요즘 김종서 노래를 들어보면 성악 창법에 특유의 쨍하는 롹창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엄청 신선하게 들린다.


김종서의 서사를 지켜보면 단연 눈에 띄는 강점은 최상화이다. 


당최 만족이란 것을 하지 못하고 최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최상화 강점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더 일찍 새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올해 In my life 라는 신곡을 내는데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한다. 수많은 곡을 만들었지만 마음에 들지않아서 였다.


흥미로운 점은 발매하지 않은 곡들을 모두 싹 지워버렸다는 점인데

전형적인 최상화의 특징이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절대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세상에 내어놓지 않는다.

나만의 기준이 워낙 높아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잘하고 싶어서 시간을 끌게 된다.


지켜야하는 기한이 있는 경우라면 직성이 풀리지는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결과물을 제출은 할텐데 가수들처럼 앨범 내는데 데드라인이 없는 경우라면 이렇게 몇 년이나 지연될 수 있다.


내 성에 안 차는 작업물들은 다 삭제해버리니 남들은 살짝 오해할 수 있다. 저 사람은 7년 동안 겨우 5곡 작업했나, 저 사람은 게으른 타입인가 오해할 여지가 있다. 오백개의 곡 작업을 했지만 남에게 보여준 것은 단 5곡 뿐이기 때문이다.


최상화 강점의 이런 측면은 완벽주의 모습으로 발현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 잘한 모습만 보여줘서 세상으로 부터, 다른 사람들로 부터 인정받으려는 인정욕구에 기인한다.


(복구 강점을 가졌다면 좀 부족한 미완의 곡들을 모두 저장해놓고 그것들을 오천만번 퇴고하는 방식으로 재미와 능률을 올렸을 것이다. 최상화와 정반대의 작업 모습이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두차례 새 앨범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악공부를 하고 있는 점은 배움 강점과 연결된다.


배움 강점이 있는 사람은 딱히 결과물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배우는 행위 중 작은 성장들을 경험하는 자체에 의미를 둔다.


김종서가 이렇게 오래도록 성악공부를 하는 것은 진정 그 과정을 즐기고 재밌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에 결과물 같은 뚜렷한 목적이 없이 시작한 배움이었기에 과정 중에 흥미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잘 그만두는 것도 배움 강점의 특징이다.


60대를 앞두고도 이렇게 꾸준히 열정적으로 창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방법을 배워 시도하고 적용해서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배움 강점이다.


신곡을 부르기 전에 데뷔 40년이 다 되어가는 김종서도 엄청 긴장하는 모습을 보면 대중의 평가나 피드백에 민감한 것으로 느껴진다. 최상화에 더해서 존재감 강점도 같이 갖고 있어서 인정욕구가 특히 더 높은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상 룩도 엄청 스타일리쉬한 점도 존재감 강점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타입은 매니아들끼리만, 나만 좋으면 그만인 인디가수로는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정욕구가 충분히 채워질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나처럼 뒤늦게 김종서의 팬이 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킬링보이스 영상 댓글들을 보면 MZ 세대인데 팬이 되었다는 글도 많으니 말이다. 


김종서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채워진 인정을 연료삼아 가수로서 더 더 더 더 더 높은 수준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로큰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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