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란 이런걸까…
내가 요가에 푹 빠지게 된 건 불과 몇 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어느덧 반년의 시간이 훌쩍 넘긴 했네...)
올해 요가를 시작하게 된 건 지난 4-5월 즈음.
회사 직원들과 다이어트 내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회사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취미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화할 어떤 시간이 필요했다.
요가는 사실 다이어트의 큰 효과가 있는 활동은 아니지만, 명상을 기반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뭔가 내면의 부정적인 기운을 조금이나마 변화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예전, 주 2-3회 3개월 치를 등록해 놓고 1개월도 채 가지 못하던(?=않던) 시절의 요가 경험만 가지고 있던 나였지만, 이번에는 딱 3개월만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회사 근처의 요가원을 고심 끝에 등록하게 되었다.
첫 수업 갔을 때 쭈뼛거리던 내 모습과 어색했던 요가원 공간의 공기와는 다르게 수업이 시작되면서 문득, '어? 요가가 이렇게 좋았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내가 했던 요가들은 파워요가 /다이어트 요가 /핫요가 등등의 이름이었는데, 첫 수업에 아쉬탕가를 수련하며 산스크리트어로 동작을 설명하시던 원장 선생님이 왜 이렇게 멋있어 보이던지? ㅎ
결과적으로 아쉬탕가와 하타를 위주로 수련하던 그 요가원은 지금 약 8개월째 꾸준히 다니고 있다. 그때 당시 선생님의 수업 방식과 요가원의 분위기, 수강생들의 태도 등등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너무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인상 깊었던 첫 달을 계기로 나는 퇴근 후에는 최소 주 2회 요가원 수련, 집에서 시간이 있으면 혼자 유튜브를 찾아보며 요가 수련을 이어나갔고 그럴수록 보다 더 심층적으로 요가에 대해 배우고 싶고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맞물려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회사라는 것에 대한 회의감 + 직장인으로서 나의 모습, 그리고… 번아웃이 찾아왔다.
10년 동안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내 오는 동안 '디자이너'로서 내가 평생 살기를 원하는가? 내가 진짜 괜찮은 '디자이너'이고, 디자인 인력시장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는 존재인가? 하는 물음표가 생기면서 꽤 강력한 번아웃이 찾아와 버렸다.
이 시기에 운명처럼 만난 요가는 왜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계속 함께 해야겠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내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버린 것.
내년에는 TTC 수업을 들으며 보다 전문적인 요기니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요가의 매력은 잘하고 못하고의 실력 겨루기가 아니며, 수련에 끝이 없고, 누구든 꾸준히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오늘의 요가 예찬은 여기까지.
Om Shanti Sha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