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를 읽고
사업에 관심을 가진 지 6년이 다돼 간다. 그럼에도 높은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 두려움의 형태들은 다음과 같다.
1. 비싸다고 느껴지면 당연히 사는 사람이 없을 것. 정성 들여 시장에 내놓은 상품이 과연 팔리긴 할까?
2. 가격이 높다면, 고객이 그만큼 기대하고 구매를 결정한다는 뜻인데, 혹시나 내 상품에 하자가 있어 불평을 듣게 되진 않을까? 안 좋은 리뷰가 생기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내 상품이 과연, 누가와도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돈을 버는 것을 두려워했고, 미안함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돈을 벌수록 '내가 진짜 이만큼의 가치를 전달한 것이 맞을까?'라는 의심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돈과 관련된 수많은 고민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내가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다행히도, 감정, 돈과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현재는 돈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는 과정에 있다. 그중, 오늘 읽었던 책 <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를 통해 '비싸게 파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고객의 80%는 비싸도 구매한다>라는 제목부터 후킹이 인상적이다. '비싸도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고?'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왜 80%지? 파레토 법칙 이야기 하려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책에서는 고객군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 세일 제품을 절대 사지 않는 상위 20%,
- 세일 제품과 정가 제품을 모두 사는 중간의 60%,
- 세일 제품만 사는 하위 20%.
사업 구상을 하다 보면, 누구를 타겟으로 할 것인지 타겟 페르소나를 설정한다. 페르소나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 의견이 다양하다. 나이, 성별, 소득 수준, 직업, 생활 패턴 등 상세하게 설정하라는 글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여러 고객들을 마주하다 보면, 타겟 페르소나와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존재했다. 그렇게 타깃 페르소나에 엄청난 집착(?)을 하기보다는 공통된 니즈를 다시 발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내려놓고, '정형화된 법칙은 없고, 그냥 자신의 사업에 가설 -> 실행 -> 보완을 무한반복 하는 것이 곧 정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책의 마케팅 타겟을 분류한 체계를 보며 어느 고객군에 집중할지에 대한 힌트는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타겟 고객 80%는 상위 20%와 중간 60%를 더한 80%의 고객을 뜻한다. 이 80%를 어떻게 유치하느냐가 주된 포인트이며, 세일 제품만 구매하는 하위 20%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격 장벽을 낮추고 고객 수를 많이 늘리면 매출도 늘어나긴 한다. 하지만, 그만큼 고객 응대 등의 비용이 늘어나 순수익은 오히려 제자리걸음이거나 감소하는 흐름이다'라는 부분이다.
-> 고객 응대 솔루션을 쓰는 등의 방법들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저가 상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면서 고객 응대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보다, 고단가 상품을 많은 사람에게 판매하면서 고객 응대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편이 훨씬 효율적인 방향이라고 생각되었다. (책에서도 객단가를 먼저 높이고, 고객수를 늘리라는 말을 해준다.)
싸고 세일하는 제품만 찾는 고객들 중에는 오히려 요구사항도 많고 까다롭게 구는 고객도 끼어있다고 한다.
-> 모든 고객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싸게 판매했을 때, 고객 응대까지 하게 되면 해당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상태의 상품에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많은 고객들을 통해 배울 기회로서 투자하는 방법도 있긴 한 것 같다. (단, 낮은 가격으로 시작하면 점차 업데이트와 함께 가격을 높여가는 전략이 필요해질 것)
고객이 누구든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다. 아무리 갑부여도, 가난하더라도 필요 없는 상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즉, '돈이 없다'의 이면에는 '이 상품에 대한 필요를 못 느낀다'라고 볼 수 있다.
구매는 고객이 상품으로부터 느낀 '가치'라는 본질에 기반한다. 이게 세일 이벤트가 될 수도 있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프리미엄 상품을 구매한다는 감정이 될 수도 있다.
가격은 누군가에게 분명 허들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키우는 데에 집중한다면 그 허들을 기꺼이 넘을 수 있을 것이다.
-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 이 문제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도우려면?
- 이걸 구매할 때 불편한 점은 없는가?
- 구매하고 나서의 불편한 점은 없을까?
- 또 필요한 것은 없을까?
정답은 없다. 잘 듣고,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는 질문을 던지고 보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