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 수록 책 읽기의 즐거움을 더 깊이 경험하는 요즘이다. 한 달에 읽을 책의 분량을 미리 정해 놓는 편이지만 꼭 그 분량에 매이진 않는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다 보면 연결되는 책들이 있어서 읽게 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할 수 있다면 많은 책들을 읽고 싶지만 되도록 효과적으로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요즘은 지혜문학과 관련된 책, 묵상과 관련된 책, 그리고 오래전에 읽었던 한강 작가님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다.
특히 소설을 더 잘 읽고 이해하고 싶어 그와 관련된 책을 통해 도움을 얻고 있다. 그중에 남는 글귀가 있는데 소설 읽기와 관련된 글이다. 소설 읽기가 무엇일까?라는 저자의 생각, “소설 읽기에는 “개인적(정서적) 읽기”와 “사회적(사유적) 읽기”가 있습니다. 정서적 읽기란 개인적 차원의 감정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사유적 읽기란 개인적(정서적) 읽기를 넘어 확장된 시각으로 이 세계와 인간을 이해해 보려는 사회적 차원의 독서를 의미합니다.”
소설을 읽는 방식에도 이런 두 가지 읽기 방식이 있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저 줄거리 내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동사형에만 집중하며 읽었는데 그와는 달리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깊이 있게 통찰해 내려는 읽기인 “사유적 읽기”가 소설을 읽는 더 확장된 이유라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묵상은 개인적 읽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개인적 읽기에 머물러서만은 안된다는 데 있다. 개인적인 위로나 만족만을 위한 것이 묵상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경묵상은 개인적 읽기를 넘어서야 한다. 반드시 사회적(사유적) 읽기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세계와 인간 이해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질문을 통해 현재의 삶을 사유하는 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강 작가님의 책 특히 채색주의자를 통해 느낀 점 역시 개인적 읽기를 넘어 사회적 읽기까지 나아가야 된다라는 사실!! 인간의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려던 영혜와 그 영혜를 넘어서서 인간 세계 내의 폭력성을 면밀히 드러내려는 작가의 외침이 그다음의 여러 책들을 통해 거대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눈이 침침해져도 책 읽기를 포기할 수 없는 하나의 이유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