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며
지난주에 블로그에 올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글을 본 애독자 한 분이 물어왔다.
글 속에 나오는 '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며'라는 표현이 걸렸다고 했다.
어떻게 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 수 있느냐고.
이런 질문을 받는 순간, 내 가슴은 다시 한번 뛴다.
한때는
하나의 태양을, 하나의 달을
지구촌의 모든 사람이 함께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모두가 같은,
거대한 하늘 아래 있다는 감각을 놓친 채,
조각난 하늘 아래서 각자의 몫을 끌어안고 살았다.
젊은 시절 내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강남이 아닌 강북으로,
몇 평의 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구분하고 한계 짖곤 했었다.
지도 위에만 존재하는 국경을 실재라 믿었고,
그 안에서 가상과 실재를 구분하지 못한 채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무한한 실재를 잃어버리는 동안
무한한 나 또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럴수록 은행 잔고에 매달리는 삶이 되었고
아무리 채워도 허기만 남는,
가엾고 초라한 자신과 매번 마주해야 했다.
어느 순간,
흘러내리는 눈물을 더는 붙잡을 수 없었다.
세상이 주입한 마법이 그렇게 풀리고 있었다.
아주 깊은 잠에서 서서히 깨어나듯.
실재인 대 자연에는 어떤 경계도 구분도 없다는 사실이 몸으로 와닿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라는 구분 역시 하나의 이야기임을 알아차렸다.
그렇게 대한민국, 강북, '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구분과 한계의 가상 세계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던 날갯죽지에
서서히 힘이 돌기 시작했다.
미세한 떨림과 함께
'파득' 첫 날개 짓이 일어났다.
경계 없는 우리 모두의 오대양 육대주,
그 장엄함과 연결된 채
나는 오늘도
이 자리에서 살아 숨 쉬며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