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공지영 작가가 중앙일보에 연재한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소설에
'한순간에도 수많은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다.
뭐 특별한 일들도 아니다.
싸우고 화해하고 근심하고 기뻐하며 울다가 웃는다.
하지만 겪는 사람에게 그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다'라는 구절이 있어
마치 엄마와 너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MZ세대인 너는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재미를 느끼며 그 시간을 즐기는데
엄마는 책을 읽고 공부를 했던 아날로그 세대로
자꾸만 영상 그만 보고 책을 읽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그냥 재미를 위한 영상만 보는 것은 아니잖아요. 역사공부도 한단 말이에요'
그리고 질문을 쏟아내는 너,
2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는지 아세요?
히틀러는 악마일까요? 영웅일까요?
적국의 입장에서는 악마이지만 아군의 입장에서는 영웅 아닐까요?
히틀러는 홀로코스트 사건으로 유대인 600만 명을 죽인 악마라고만 생각했지
영웅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엄마에게 너의 질문은 충격이었어
이제 열한 살인 네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네가 책을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상위주의 정보 습득이 과연 옳은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단다.
[불안 세대]라는 책을 통해 스마트폰과 sns가 아이들의 뇌를 망가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보며
더욱 걱정하게 되는 것 같아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럴 거야
부모들은 내 아이가 잘되기 바라는 마음이 커서 걱정이 많거든
엄마는 대중이라는 떼로 몰려가는 삶이 아닌
하나님이 네게 부여한 고유함으로 세상을 배우고 또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나 sns를 통해 접하는 정보나 광고를
비판적 사고로 분석하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엄마에게 무수히 많은 질문을 던지고 도전하며
너만의 특별한 길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야
엄마는
네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기도할게
안녕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