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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Nov 22. 2024

엄마와의 싸움은 이제 그만

엄마와의 다툼이 멈췄다

이 늙어가는 처지라, 자식 낳고 산 처지라 이해 할 법도 한데 태어난 세대, 살아온 환경, 삶의 가치관으로 균열이 생기게 마련이다. 엄마와 딸 사이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도 아닌 한 집에 사는 데다 딸래미가 백수로 집에 들어앉아 있으니 엄마로서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한 것일 수도.

3주 전 엄마에게 크게 화를 냈다. 워낙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고가 달라 다름을 인정하고 산 지는 꽤 됐다. 내게 있어 글쓰기는 사는 낙인데 엄마에게 있어 글은 경제에 반하는 일이다. 이 역시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뚝배기에서 부푼 달걀찜처럼 욱 했다. 엄마의 동공도 돋보기 렌즈였다.


내 몸을 돌아보니 목, 어깨 근육이 상당히 짧아져 있고 통증까지 겸했다. 운동을 쉬라는 건대병원 처방에 따라 "찐" 백수로 지내다 보니 목 어깨 긴장도가 팽팽했다.


​호흡과 함께 고개를 앞뒤로 천천히 끄덕였다(경추 1번). 좌우로도 목을 천천히 돌렸다(경추 2번). 턱근육 긴장까지 풀렸다. 어깨를 으쓱 하고 툭 떨구는 동작을 한 쪽씩 그리고 양쪽 모두 같이 했다. 얼굴표정근육과 목, 턱 긴장이 또 풀렸다.


'이제까지 철 없는 딸 키운 고생 보상 받기도 부족할 판에 어린 애처럼 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을까. 우린 모두 죽을 인생, 추억 쌓기에도 한 날 한 시가 부족한 것을...'


엄마와 차 한 잔 하며 풀기도 했지만 그날 이후 식사 하며 기분이 좀 별로 같으면

"엄마, 목을 앞으로 뒤로 시소 타듯이...후...하"

"엄마, 왼쪽 어깨 으쓱 하고 도수치료처럼 쿵!"

하며 근육 소통을 한다.


​희한하게 3주간 엄마와 말다툼을 한 적이 없다. 서로 웃긴 적은 있어도. 나날이 키가 작아지는 엄마. 달걀찜처럼 뚝배기 밖으로 사랑이 부푸는 중이다. 엄마 관련 책에도 푹 빠져 함께 할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나중에 회사에서도 상사가 화낼 것 같을 때

"어깨 으쓱 하고 툭!" 할까 보다.

돌아이라고 하실지언정 ㅔ0

아이돌이라 생각하고 미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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