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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oshe Jun 05. 2024

 할로윈데이추억

폴 기본 동작인 포인을 배운 날

시간:2022년  가을바람 불기 시작한 10월 초


등장인물:  

회사팀장님인 꾸쉬(나)

Pole 가르쳐주는 회사 동료 리온씨

Pole 같이 배우러 온 회사동료 그레씨


공간: 할로윈데이컨셉의 유료 폴스튜디오연습실




아이들이 어려서 폴학원연장 등록을 주저했던

동료 리온씨에게 폴스튜디오에서 함께 폴링 할 것을 약속했었다.

그 후 그녀는 상사병 걸린 사람처럼 폴을 그리워하다가 폴학원을 재등록했다.

재등록한 그녀에게 학원에서 배운  쉬운 동작을 가끔씩 폴스튜디오에서 알려달라고 했다.

동료 그레씨와 함께 시간을 맞추고

폴스튜디오에 갈 장비로 러블리한 폴웨어

의상도 준비했다.



폴학원에서처럼 예쁜 공간을

생각하고 도착한 폴 스튜디오.

두둥~




문 앞부터

어 이건 뭐지

공포영화. 폭력물영화조차도

들여다보지 않는 나에게 이런  음산한 분위기라니!


우리가 방문한 폴스튜디오는

공교롭게도 10월이라 할로윈데이 이벤트달이었다.




온라인 이미지에서 보았던

러블리한 공간은 찾아볼 수없고

할로윈데이컨셉에 맞추어 괴물의 집합체인

공간이 되어 있는 폴 스튜디오.


발길을 되돌릴 수도 없고 이왕 이렇게 왔으니

폴입문 동작 한 개와 플로어동작 한 개만 배우고

 각자의 핸드폰에 영상을 남기기로 목표를 세웠다.


폴 입문동작: 폴링의 기초가 되는 동작

플로어동작: 폴 근처에서 포즈를  취하는 동작





리온씨는 폴위로  원클라임 한번 하고 올라가

왼손 한번 예쁘게 떼어보는 동작으로 준비해 왔다.

클라임 동작은 오른발을 폴에 지지대고

왼발을 발매트에서 떼어 폴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나의 왼발은 꿈쩍을 하지 않는다.




팔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동료 그레씨가 뒤에서

왼발을 같이 떼어주기도 했는데

그대로 꽈당 넘어지는 형상 그 자체였다.




도저히 동작이 안되어 클라임은 포기하고  

두발을 올려서 프리티라는 자세를 하고

동료분들이 폴을 돌려주었다.


입문동작:프리티


위의 그림이 프리티동작이다.

무릎을 꿇은 듯이 앉아있는 포즈이다.

얼핏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확실히 오른쪽 그림의 동작이 나아 보인다.

이유는 발동작의 플렉스와 포인의 차이다.


폴할때 기본은 포인이다.

왼쪽그림은 발이 아래로 보고 있다.

오른쪽 그림처럼 발등이 쭈욱 펴져 있어야 포인이다.



포인 (poin)

까치발 혹은 발레리나 발모양처럼 발 끝을 길게

세우는 걸 발 끝 포인이라고 한다.

발등의 뼈가 튀어나오도록 발끝을 뾰족하게 세워서 발끝까지 힘을 줘야 한다.







플로어동작은 폴 주위에서 멋스럽게 기대어 포즈를 잡는 것이다.

이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고개는 뒤로 꺾이고 발은 까치발을 하고

까치발을 한 발의 무릎은 중심을 잡고

오금까지 쭈욱 펴고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도 안 힘들 척 손을 이쁘게 쭈욱 손짓하는 동작인데

여러 번 하니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쭈욱 뻗는 손이 쉽지 않아

무릎에 살짝 터치하는 것으로 동작을 변경했다.

인스타에서 멋진 포즈를 봤을 때 그냥 이쁜 포즈하고 생각만 했는데

 직접 해보니 꽤나 힘이 들어가는 동작이었다.


이 동작 또한 발의 포인이 기본이다.




플로어동작은 생각보다 신경 쓸게 많은 포즈였다.


왼손  쭈욱 펴서 끌어 당기 듯 폴을 잡기

턱 살짝 들기

허리 펴기

왼쪽다리오금까지 쭈욱 펴서 발까지 포인

오른쪽 다리 접어 폴에 유지시키기

오른손 자연스럽게 무릎 위 터치

 


동작을 다하고 나니 정말인지 너무 피곤해서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추후 이번에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보니

우리끼리 했던 클라임의 발 모양이 틀린 것을 알게되었다.

리온씨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알려주었는데

다르게 학습했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씨는 발모양도 안 맞았는데

 폴위로 번쩍 올라갔었다.

평소 킥복싱으로 다듬어진 근력으로 발동작이 틀렸어도 올라가게 했던 그 힘이 대단하다.

우리는 이 영상과 사진을 1년 뒤에 보고는

너무 웃겨서 배꼽 잡고 웃었다.


이제 할로윈데이는 더 이상 나의 기억 속에서

음산한 곳이 아니었다.

포인을 알게 된 그날을 생각하면 미소가 배시시 올라 와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제 나에게 있어 할로윈데이는

공포스러움이 아닌 사랑스러운 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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