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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묘지, 앵발리드 탐방기

프랑스의 국립 현충원 + 군사 박물관

(이전 이야기)

https://brunch.co.kr/@ragony/609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파리 여행 엿새 차. 총 여정 11일 차.

오르세 미술관 오픈런 관람 후 늦은 브런치(어쩌면 런디너) 해결하러 동네 식료품점 겸 밥집 Da Rocco 찾아가서 밥 먹고 바로 근처의 로댕 미술관 관람하고 온 다음, 바로 인근의 앵발리드 답사하고 온 이야기. 당일 17시부터의 기록.




앵발리드는 로댕 미술관 바로 인근에 있습니다. 큰길 하나 사이에 두고 있어요.

퇴역군인센터 쪽 동문이 있지만 일반 관광객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정문(남문)으로만 가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앵발리드는 1670년 루이 14세가 퇴역 군인들을 위한 요양소로 지은 곳으로 현재는 군사적 업적을 가진 위인들을 위한 묘지 및 예배당, 군사 박물관 등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충원과 전쟁기념관 기능을 동시에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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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Me3U3Knvcm2uFG0K9Deo13FkejzTlbM7q7LzF_SxOQhzRgnupYbuSY3fOsOdTosrDKEDkbARTmJJzuFee2qUE1dn5NbiA1uvrvhEVL1neMWEaHlKEpDoQVgTEp3V751LDr_bMNj8VbljXECmP-OQ.jpg 북쪽에서 바라본 앵발리드. 구글 지도와 방향이 반대. 왼쪽의 작은 사각정원이 로댕 미술관(사진출처 : 나무위키)


파리 뮤지엄 패스를 보여주고 돔이 있는 예배당 쪽으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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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아래 거대한 원형 홀과 목관이 보이는군요.

나폴레옹의 무덤이라고 합니다.

죽고 나면 한 평도 차지하지 못할 몸인데, 관은 엄청 커다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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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혼자 이곳을 다 쓰기엔 너무 넓습니다. 프랑스를 위해 싸우다 죽은 다른 장성들의 유해도 곳곳에 기념비와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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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답게 엄숙하며 조용하고 경건합니다. 떠들거나 큰 소리 내지 말라는 관람객에게 전하는 경고장도 있었고요.


지하로 살살 내려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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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가까이서 바라본 나폴레옹 관. 유해는 방부 처리가 되었을래나요, 아님 화장해서 납골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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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폴레옹보다 안치규모는 작지만 아들 나폴레옹 2세의 묘소도 있습니다.

1811~1832. 만 21세로 요절했군요. 한 때 천하를 다 가졌던 나폴레옹이었지만 자녀복은 많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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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과 그의 아들이 잠들어 있는 예배당 관람을 바람같이 마치고, 군사 박물관으로 급히 이동합니다. 17시에 입장했는데 18시가 관람 마감시간이거든요. 말이 18시 종료지, 17시 반부터 나가라고 오만 눈총을 다 받는 유럽인지라 빨리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 관람마감시간 ≠ 관람객이 관람을 마치는 시간

* 관람마감시간 = 관광지 직원들이 관람객을 내쫓고 퇴근하는 시간


이렇게 이해하고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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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 군사 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시절 유물들을 전시한 일부밖에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기계적 메커니즘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무기류에 관심이 많은 제겐 이 군사 박물관 역시 매우 흥미 있는 곳이긴 했지만, 역시나 17시 반이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내부 직원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서둘러 관람을 마쳐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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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다 쫓겨나고 제가 마지막...



기념품점도 있지만 다들 퇴근 준비하기 바쁩니다. 진득이 둘러볼 분위기가 아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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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입장이 안 될까 봐 정말 서둘러와서 입장할 때도 외관 사진을 못 남겼지 뭐예요. 그땐 그래도 밝았었는데.

아쉬운 대로 초저녁 외관사진을 담아 왔습니다.

묘지이니만큼 약간 엄숙하고 무거운 저녁시간 사진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날은 관광일정을 통틀어 가장 비가 많이 왔습니다.

추적거리는 빗속에서 신발은 이미 다 젖었고요.


원래 앵발리드를 보고 난 후 입장 마감이 없는 생드니/생마르탱 개선문, 뤽상부르 궁 정원, 바스티유 광장 등을 끝까지 알차게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오늘도 너무 많이 걸었고 날씨도 너무 안 좋아서 여론을 수렴하여 관광일정을 종료하였습니다. 비만 안 왔었어도......


앵발리드에서 파리 11구역 숙소 호텔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 중간에 한 번 갈아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오고 귀찮았지만, 끌리쉬 광장(Place de Clichy) 강제관광을 한 셈이라 그 또한 소득이지요. 이 광장의 한복판에는 전쟁영웅을 기리는 동상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구글맵 리뷰를 가져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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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CejKQZf1pS4rec3bA

1869년 파리의 클리시 광장에 세워진 몽세 원수 기념비는 1814년 러시아의 침략 당시 도시를 영웅적으로 방어한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봉-아드리앙 자노 드 몽세 원수의 지휘 하에 군인과 의용군으로 구성된 국민방위군은 수도를 침략한 적군인 클리시 장벽에서 용감하게 저항했습니다. 조각가 아메데 더블마르와 건축가 에드몽 기욤이 만든 이 기념비적인 작품은 몽세가 세이버를 휘두르며 파리를 보호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으며, 부상을 입은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젊은 학생은 수비대의 희생을 상징합니다. 받침대는 유명한 전투에서 영감을 받은 옅은 부조로 장식되어 있으며, 1814년 3월 30일에 일어난 사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기념물은 1869년에 완공되었지만, 공식적인 제막식은 아주 최근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그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높이 14.4m의 이 기념물은 애국심과 용기의 강력한 상징입니다. 매우 활기찬 광장에 위치한 이 기념물은 위험에 직면한 파리 시민들의 용기를 모든 사람에게 일깨워 주며, 도시 중심부에서 집단적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구글 맵, Tom Emma. 지역가이드 리뷰-


시간도 늦고 비도 오고 식당 찾아가기도 귀찮거니와 이미 예산도 초과했고.

저녁은 대충 마트에서 간단히 장 봐와서 호텔방에서 당근김치(마트에 채 썰어 초에 절여놓은 샐러드가 있었어요), 요거트, 도리토스 나초에 맥주 한 캔 먹고 잤습니다. 역시 맥주 안주 궁합에 나초 잘 어울립니다. 속에 들어가서 맥주랑 띵띵 불어서 허기를 꽉 채워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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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 여행의 마지막 밤입니다.

내일을 끝으로 출국해요.

지치고 힘들었지만 나름 재밌었는데 복귀하려니 또 살짝 아쉬워요.




※ 다음 이야기 :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다시 가 본 몽마르트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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