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 Dec 24. 2023

플라톤 <국가> 제3권 정리: 미메시스/디에게시스

제3권 미메시스/디에게시스

Key words: #모방, #미메시스, #보여주기, #자유간접화법, #디에게시스, #말하기, #telling, #문학비평, #시인추방론,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카타르시스, #희극, #비극, #서사학, #소설기법, #수사학, #교육학, #선법, #리듬, #하모니, #노랫말, #건국신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햄릿, #오필리아, #심규선, #사랑은그저미친짓


 개인적으로 3권은 철학적으로 흥미롭게 느껴지는 내용이 딱히 없었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2권에서 논의한 예술에 대한 규제의 연장선이었다. 나머지 이야기는 책을 번역하신 박종현 선생님의 다음과 같은 요약의 일부를 참고하도록 하자.


"이런 교육 과정을 거친 아이들 가운데서 장차 완벽한 수호자들 즉 통치자들로 될 사람들을, 넓은 의미의 수호자들 즉 그들의 보조자들 또는 협력자들과 구별해서 선별해 내기 위한 온갖 시험을 한다. 이리하여 이들의 선발이 끝난 다음에는, 이들의 성향을 무시한 신분 이동을 막기 위한 장치로 건국 신화를 짓는다. 그러나 수호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복한 특권적인 생활이 아니라, 공동 주거에서 영위하게 되는 통제된 공동 생활이다."

- 플라톤, <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제3권의 논의 전개', p.183, 박종현 옮김, 1997 -


 그리고 혹시나 문학 비평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번 3권의 '미메시스/디에게시스' 관련 논의는 주의깊게 참고할만하다. 그 개념은 현대 문학 비평에서도 적지 않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플라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미메시스/디에게시스' 개념은 창작과 비평 모두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꼭 문학 비평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시인추방론'과 같은 미학이나 정치철학 관련개념과도 관계가 깊으니 눈에 잘 새겨두는 편도 좋겠다. '미메시스/디에게시스' 개념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은 이들은 다음 사전의 설명을 참고하길 바란다.



"미메시스는 작중 상황을 마치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전달하는 것을, 반면에 디에게시스는 서술자가 자신의 말로 작중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전달하는 것을 각각 가리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메시스/디에게시스 [Mimesis/Diegesis]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플라톤은 『국가론』 제3권에서 호머가 인물의 직접 화법으로 다룬 장면을 서술자가 설명하는 장면으로 바꾸어 쓰면서 미메시스와 디에게시스를 구별해서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플라톤에게 미메시스라는 말은 다분히 경멸적인 의미를 띠고 있었다. 그에게 이데아(Idea)의 모방인 세계를 다시 모방한 시(문학)는 이데아로부터 더욱 멀어진 불순한 존재로 간주된다. 그의 유명한 '시인추방론'은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메시스/디에게시스 [Mimesis/Diegesis]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편으로 우리 자신은 이로움(ōphelia)을 위해서 한결 딱딱하고 덜 재미있는 시인과 설화 작가(이야기꾼: mythologos)를 채용하게 되겠는데, 이런 사람은 우리한테 훌륭한 사람의 말투를 모방해 보여 주며,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도, 앞서 우리가 군인들을 교육하는 데 착수했을 때, 처음에 우리가 법제화했던 그 규범들에 의거해서 할 걸세."

398a-b


 참고로 'ōphelia(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도움', '이로움', '도움이 되는 사람', '협력자', '지지자, '믿을만한 조력자' 등의 뜻을 가진 단어다. <햄릿>의 극중 상황과 인물관계를 생각해봤을 때 'ophelia(오필리아)'라는 이름은 참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오필리아는 햄릿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오필리아는 햄릿에게 연민과 사랑의 마음으로 '도움'이 되고자 했으나 끝내 실성하고 미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강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훗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오필리아는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서 비극적 낭만의 아름다움으로 묘사되곤 했다. 이렇게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순진한 소녀들을 가리켜 오필리아 컴플렉스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문득 셰익스피어의 명언 하나가 떠오른다. "사랑은 그저 미친 짓(Love is merely madness)"이라고...



"그대의 낱말들은 술처럼 달기에
나는 주저 없이 모두 받아 마셔요
내가 하는 말을 나조차 못 믿을 때도
너는 나를 다 믿었죠"


"부유한 노예 녹지 않는 얼음
타지 않는 불 날이 없는 칼
화려한 외면 피 흘리는 영혼
하나인 극단 그것들의 시
나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당신을 조각해서 두 팔로 끌어안고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내 미련함을 탓해도 돼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기쁠 거예요

그래 녹지 않는 얼음처럼
아픔을 마비하고 고통을 무감케 해
함께 할 수 없을 거예요
서로를 찢고 할퀼 거예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모를 거예요

그대의 낱말들은
그대의 낱말들은"
매거진의 이전글 플라톤 <국가> 제2권 정리: 국가의 기원과 구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